3대 특검 종료… 남은 의혹들
김건희 수사무마 관련 박성재
尹석방 심우정-PC파기 정진석 등
결론 못낸 34건, 국수본에 넘겨
민중기 특별검사와 특검보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2025.12.29 서울=뉴시스
사상 초유의 ‘3대 특검’ 수사가 마침표를 찍었지만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요 사건들은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경찰로 넘겨졌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16개로 가장 많았던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관저 이전 특혜’와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김건희 여사 수사 봐주기’ 등의 의혹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본부에 이첩했다. 특검은 전날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경찰에 이첩하면서 이 사건에 윤 의원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이는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인테리어 업체 21그램이 김 여사와의 사적인 관계를 이용해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를 부당하게 따냈다는 의혹이다. 앞서 특검이 구속 기소한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은 인테리어 공사 업체 변경을 지시한 ‘윗선’으로 당시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TF) 팀장이었던 윤 의원을 지목한 바 있다.
원 전 장관이 연관된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도 경찰 손에 맡겨졌다. 고속도로 설계 용역업체는 원 전 장관이 취임한 2022년 5월 김 여사 일가가 토지를 소유한 강상면 일대로 노선 변경안을 보고했다. 특검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김모 국토부 과장이 2023년 5월경 변경안과 관련해 “IC(나들목)가 아닌 JC(분기점)로 하니 여사가 화났다”는 취지로 말한 녹취록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나들목은 종점과 연결돼 인근 땅값이 높아지지만, 고속도로끼리 연결하는 분기점은 소음만 커질 뿐 땅값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원 전 장관은 2023년 7월 당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기도 했다.
검찰 수뇌부를 겨냥한 ‘수사 봐주기’ 의혹도 미완으로 남았다. 특검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통해 김 여사 수사를 무마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불러 조사하려 했으나, 당사자의 불응으로 조사가 성사되지 못했다. 다만 이 전 총장이 서면 조사에는 응하고 있어, 경찰은 이를 토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를 제기하지 않고 석방을 지휘한 것과 관련된 고발 사건을 비롯해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의 PC 파기 의혹 등 총 34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을 경찰에 넘겼다.
3대 특검이 결론 내지 못한 의혹들은 경찰 국가수사본부가 넘겨받게 된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새해 첫 법안으로 ‘2차 종합 특검법’ 처리를 추진하고 있어 또 다른 특검에서 수사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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