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인병원, 대만 학회 초청
세계 첫 탈장 단일공 로봇수술 성공
수술법-접근 전략 등 노하우 전수
미국-스페인 의료진도 수술 참관… 갑상선암 등 로봇수술 발전 주도
인천 미추홀구 아인병원에서 한승림 일반외과수술센터장이 탈장 로봇수술을 하고 있다. 아인병원 제공
올 9월 복부 통증을 호소해 인천 아인병원을 찾은 김모 씨(64)는 양측 서혜부 탈장 진단을 받고 수술을 결정했다. 서혜부 탈장은 사타구니 쪽으로 장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일반적인 수술로는 수술 중 출혈의 위험성이 크다. 이에 아인병원 외과 전문의인 한승림 일반외과수술센터장은 배에 작은 구멍을 뚫고 3개의 로봇팔을 활용하는 로봇수술을 통해 출혈이 거의 없는 상태로 수술을 마쳤다.
또 올 10월, 이모 씨(46)는 탈장 발생 부위가 8cm로 커 여러 병원에서 수술을 거절당한 뒤 이곳을 찾았다. 한 센터장은 로봇수술로 복벽 일부를 절개하고 배를 닫아주는 ‘복벽 재건술’을 시행했다. 복벽 재건술을 로봇으로 한 건 세계적으로도 전례가 없던 수술로, 한 센터장은 조만간 수술 경위와 결과 등을 논문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 “우수한 로봇수술 기술 널리 알리겠다”
한국의 높은 로봇수술 수준이 세계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아인병원 의료진이 최근 대만에서 열린 대만로봇수술학회(TRSA)에 초청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의료진은 이 자리에서 한국의 우수한 로봇수술 기술을 국제 무대에 소개했다.
특히 2022년 세계 최초로 단일공(SP) 로봇수술기를 통한 복벽 탈장 수술에 성공한 한 센터장은 출혈을 줄이고 빠른 회복이 가능한 정교한 수술법과 접근 전략 등을 발표하면서 현지 의료진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복벽, 서혜부 탈장 수술은 약해진 구조물을 지탱할 인공막을 어디에 위치시키는지가 중요하고,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이뤄지는 만큼 정밀한 시야 확보와 정확한 조작이 필요해 까다로운 수술로 꼽힌다.
한 센터장은 “탈장 단일공 로봇수술은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진에게도 더 정교하고 효율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수술법”이라며 “한국 단일공 로봇수술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한국의 의료 기술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 로봇수술 발전 주도하는 한국 의료계
최근 대만에서 열린 대만로봇수술학회(TRSA)에서 아인병원 한승림 일반외과수술센터장이 수술 사례를 강연하고 있다. 아인병원 제공
한국은 세계에서 로봇수술이 가장 보편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때문에 유럽, 일본, 대만 등 로봇수술이 활성화하기 시작한 국가들은 한국 의료계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섬세한 의료 기술을 지닌 단일공 로봇수술 기법은 한국 의료계가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단일공 갑상선암 로봇수술을 참관하기 위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미국에서 의료진들이 직접 아인병원을 찾기도 했다. 이 수술을 맡은 이진욱 갑상선암센터장은 미국 저명 학회에 초대돼 직접 수술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자궁근종, 골반장기탈출증 등에 대한 로봇수술도 꾸준히 시행하고 있다.
한 센터장은 “쉽게 비유하자면,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미국에서 만들어졌지만 한국 프로게이머 실력이 세계 최고이듯이 단일공 로봇수술 역시 마찬가지”라며 “다양한 분야의 단일공 로봇수술 권위자들이 한국에서 배출돼 세계 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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