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환자 근영(가명) 씨가 언제 마지막이 될지 모를 아들 정후(가명)의 생일 파티를 함께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아들 정후에게 아픈 모습을 보일 순 없어요.”
근영 씨(37·가명)는 아들 정후 군(6·가명)이 생후 6개월이 됐을 때부터 홀로 아이를 키워왔다. 3년 전 근영 씨가 말기 암(유방암 3기) 판정을 받은 이후 두 사람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렸다. 현재 암세포는 폐와 림프절, 흉부, 특히 뇌까지 전이된 상태며 발병 이후 경제활동이 어려워 항암 치료도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매일 아침 엄마 근영 씨는 아들 정후보다 일찍 일어나 거울 앞에 앉는다. 서른일곱이라는 젊은 나이에 독한 항암제 때문에 머리카락은 모두 빠져 버렸고 얼굴에는 핏기마저 없다. 그러나 근영 씨는 정후에게만큼은 ‘엄마는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화장과 가발로 애써 건강한 모습으로 꾸민다.
정후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집에 돌아온 근영 씨는 가발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제서야 참고 있던 깊은 숨을 몰아 내쉰다. 잠시 서 있는 것조차 버겁고 집안일을 하다 보면 금세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기 일쑤다. 통증은 온몸을 뒤덮고 손끝 하나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조차 힘겹다.
정후의 유일한 보호자, 말기 암 엄마의 소원
엄마 근영 씨는 아들 정후에게 아픈 얼굴을 숨기기 위해 매일 아침일찍 일어나 화장을 한다.엄마 근영 씨가 하루하루를 간신히 버텨내는 힘은 정후를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나온다. 근영 씨는 현재 암세포가 전신 20여 곳에 퍼져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새로 개발된 신약 주사를 통한 치료만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3주마다 420만 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후는 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침이면 스스로 일어나 세수하고 옷을 입고 어린이집에 갈 준비를 한다. 가끔은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싶지만 행여 엄마가 힘들진 않을까 먼저 집으로 가자고 말한다. 한창 어리광을 부리고 떼를 쓸 나이지만, 뭐든 스스로 해내려고 하는 아들의 모습에 근영 씨의 마음은 미어진다.
두 사람의 간절한 소망은 엄마 근영 씨가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는 것이다. 근영 씨가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정후가 초등학교, 중학교에 입학할 때까지만이라도 곁에서 함께해주는 것이다.
돌봄 공백 메우는 굿네이버스 위기가정 아동 지원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는 정후와 같이 돌봄 공백에 놓인 국내 아동을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캠페인를 통해 모인 후원금은 정후네 가정에 우선 사용되며, 이후 위기가정 지원 사업을 비롯한 국내 아동 지원 사업에 투명하게 사용할 계획이다. 굿네이버스 홈페이지 ‘저는 무조건 살아야 해요…’ 캠페인 페이지에서 후원에 참여할 수 있다.
굿네이버스는 국내 위기가정 지원 사업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가정을 조기 발굴하고 가정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생계비, 의료비, 교육비 등을 지원하며 학업 중단, 정서적 불안, 사회적 고립 등을 예방하기 위한 통합 사례 관리도 진행한다. 지난해 굿네이버스가 지원한 위기가정 아동 수는 총 3만9656명이다.
이태헌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당장의 생계 걱정부터 돌봄 공백 우려까지 한부모가정이 직면한 현실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라며 “연말을 맞아 우리 주변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과 후원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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