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에서 지역 청년 활동 8년…매일 일해도 피곤하지 않았던 이유 [그 마을엔 청년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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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에 맞서는 청년들의 이야기-25회
충남 아산 청년마을 ‘DOGO온천’ 최낙원 대표

9일 충북 괴산 청년마을 ‘뭐하농스’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주최 전국 51개 청년마을 교류회에 참석한 ‘DOGO온천’ 최낙원 대표(오른쪽)과 ‘집단지성’ 김만이 대표. 괴산=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9일 충북 괴산 청년마을 ‘뭐하농스’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주최 전국 51개 청년마을 교류회에 참석한 ‘DOGO온천’ 최낙원 대표(오른쪽)과 ‘집단지성’ 김만이 대표. 괴산=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9일 충북 괴산 청년마을 ‘뭐하농스’에서 열린 행정안전부 주최 전국 51개 청년마을 교류회. 2022년 청년마을로 지정된 충남 아산 청년마을 ‘DOGO온천’ 최낙원 대표와 2023년에 지정된 충남 홍성 청년마을 ‘집단지성’ 김만이 대표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청년마을 지정 1년 선후배 사이이자 충남을 대표하는 두 마을의 리더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사업상으로 긴밀한 협력과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최 대표는 3년 동안의 행안부 지원을 졸업한 올해 충남도의 지역혁신추진대학사업(RISE)에 참여하고 있다. 대학이 지역과 상생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것인데, 최 대표의 ‘DOGO온천’ 마을은 백석대, 순천향대, 청운대 등 지역 대학들과 함께 청년들의 지역 체류와 로컬 창업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 사업에 공주와 홍성지역 청년단체를 끌어들이면서 김만이 대표에게 일거리를 준 것.

두 마을의 협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마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문화도시 사업의 일환인 ‘로컬 콘텐츠 타운’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다. 홍성 청년마을이 주도해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아산 마을을 초대하는 형식이었다. 김 대표는 홍성지역을 맡고 최 대표는 광천 지역에 지점을 내 3년 동안 광천시장을 중심으로 타지 청년들을 체류시키며 지역을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1993년생인 최 대표는 조부 때부터 아산에서 살아온 토박이. 인근 대학에서 청소년학과 사회복지학을 공부하고 2018년 졸업하는 날부터 한 청소년단체에 출근하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협동조합 활동을 하는 선배를 만나 2019년부터 식품 관련 협동조합을 운영한 뒤 2022년 사회적 협동조합 ‘온어스’를 만들면서 청년마을 사업에도 진출했다.

충남 아산 ‘DOGO온천’ 청년마을이 주최한 요가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년들. 사진제공=최낙원 대표
충남 아산 ‘DOGO온천’ 청년마을이 주최한 요가 프로그램에 참가한 청년들. 사진제공=최낙원 대표
현재 ‘온어스’는 단순한 청년마을을 넘어, 빈집 리노베이션 기반의 숙박·체험·워크숍이 결합된 ‘DOGO온천 마을호텔’을 운영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체류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도고면 일대에는 ‘신언리101’, ‘골목안채’ 등 마을호텔 3개소를 포함해, 청년 창업공간 ‘도고상사’, 유휴공간 재생 사무소 ‘도더지굴’, 제로웨이스트 카페 ‘영웨이브’까지 총 6개 공간을 온어스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온천·요가·식물·로컬 식음 등 다양한 체험과 워케이션 프로그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매년 수백 명이 이곳에서 지역을 경험하고 머물고 있다.

또한, 2025년부터는 중장년 대상 ‘세컨드 라이프 디자인 여행(Re:Life)’, 대학생 대상 로컬 창업 실습 프로그램, 기업 CSR 워크숍 및 ESG 연수 등 다양한 대상층을 아우르는 체류형 로컬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온어스는 “로컬 리노베이션을 통해 머물 수 있는 이유를 만드는 지역 콘텐츠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 벌여온 사업을 종합하면 ‘로컬 리노베이터’라고 생각한다. 주거공간이라는 하드웨어에 청년들이 즐길 수 있는 온천, 요가, 식물 등 소프트웨어를 합하고 여기에 정부 및 타 청년단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완성하는 종합 비즈니스”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는 날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했지만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할아버지 때부터 살아온 고향을 살린다는 만족감이 제일 컸어요. 지역에 대한 소속감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었어요. 또 매일 일하지만 도시에서보다는 여유가 있는 삶, 쉼이 있는 삶이었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일을 하고싶은 사람과 하며 시너지를 내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최 대표는 현재의 아산과 광천에 이어 충남 내에 세 번째 거점 사업지역을 만드는 것이 단기 목표라고 했다.

교류회에 참석한 전국 51개 청년마을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괴산=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교류회에 참석한 전국 51개 청년마을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괴산=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이날 열린 전국 청년마을 교류회에서는 2018년부터 지정된 행안부 청년마을 대표들이 모여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고 시너지를 낼 방안을 모색했다. 올해 새로 지정된 막내 12개 팀들이 선배들의 도전과 실패, 노력과 성과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는 친교의 장이 1박 2일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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