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성대 ‘별의 시간’, 효녀 심청 ‘단심’… 경주 수놓는 K컬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28일 03시 00분


[경주 APEC]
‘동궁과 월지’ 야경-백남준展 등
신라부터 현대까지 문화 선물

어두운 밤 형형색색으로 물든 ‘첨성대’와 ‘동궁과 월지’(옛 안압지)부터 다채로운 문화유산과 미술품 전시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북 경주시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개최되고 있다. ‘천년 왕국 신라’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풀어낸 전시, 공연,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21개 회원국 정상과 대표단을 비롯한 방문객들에게 우리 예술문화를 소개하는 무대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맞아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경주 첨성대는 당대 천문학을 상징하는 ‘별의 시간’ 등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경주시 제공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맞아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된 경주 첨성대는 당대 천문학을 상징하는 ‘별의 시간’ 등 미디어아트를 선보인다. 경주시 제공
신라 선덕여왕 때 건립해 한반도 천문학의 상징인 첨성대는 밤마다 아름다운 빛으로 물든다. 국가유산청은 20일부터 첨성대 외벽에 신라의 문화유산을 담아낸 미디어아트 영상 ‘별의 시간’과 ‘황금의 나라’ 상영을 시작했다.

경주 최고의 야경 명소로 꼽히는 ‘동궁과 월지’도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유산청 관계자는 “신라시대 왕자들이 머물던 별궁 자리로, 나라에 경사가 있거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연회를 베풀던 장소라 APEC이 지닌 의의와도 잘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연못인 월지 수면과 전각을 비추는 경관 조명은 신라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2018년 복원된 길이 66m의 월정교에선 29일 오후 6시 30분 ‘한복의 멋’을 알리는 한복 패션쇼도 펼쳐진다. 경북도는 “각국 정상들의 숙소가 모여 있는 보문관광단지도 야간경관 개선사업에 150억 원을 들여 볼거리를 조성했다”고 전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PEC을 기념해 한국 공예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전시 ‘미래유산-우리가 남기고자 하는 것들에 관하여’를 27일 보문단지 내 천군복합문화공간에서 개막했다. 36명(31팀)의 작가가 한국 공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작품 66점을 선보인다. 파트 1∼3으로 나눠 전통 기술과 현대 디자인·미술의 협업 등을 소개한다.

31일부터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선 전통공연 ‘단심(單沈)’이 국내외 방문객을 맞이한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31일부터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선 전통공연 ‘단심(單沈)’이 국내외 방문객을 맞이한다. 국립정동극장 제공
공연예술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선 국립정동극장 예술단의 ‘단심(單沈)’이 무대에 오른다. 고전 설화 ‘심청’을 바탕으로 한 단심은 심청의 내면을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23일부터 경주 곳곳에서 ‘서라벌 풍류’를 통해 전통공연예술을 알리고 있다. 재단은 “31개 단체, 국악인 700여 명이 신라 화랑의 기상을 음악, 춤 등에 녹여냈다”고 밝혔다.

현대미술 전시로는 보문단지 힐튼호텔 옆에 있는 우양미술관의 ‘백남준: Humanity in the Circuits’전이 눈길을 끈다. 미술관이 소장한 백남준의 작품 12점이 수십 년 만에 관객을 만난다. 세계적인 작가인 백남준은 텔레비전 등 새로운 미디어가 일상을 점령하기 시작한 20세기 후반, 새로운 기술과 인간이 어떻게 만날 것인가를 예술로 보여줬다. 미술관 측은 “2025 APEC의 주제인 ‘연결, 혁신, 번영’의 키워드와 맞닿아 있는 작품들”이라고 설명했다.

경주솔거미술관에선 신라 문화를 현대 작가들이 재해석한 ‘신라한향’전이, 플레이스C에선 APEC 부대 행사로 마련된 ‘판타스틱 오디너리’전이 열린다. 28일 개막한 ‘판타스틱 오디너리’전은 김수자, 하종현 등 한국 작가 10인의 작품 34점을 선보인다.

#첨성대#효녀 심청#별의 시간#단심#K컬처#동궁과 월지#안압지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