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회 북한이탈주민의날 기념식’에서 남한 청소년·북한이탈주민 청소년 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최근 5년간 한국을 떠나 제3국으로 출국한 북한이탈주민이 216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입북한 사례 또한 2012년 이후 15년간 31명으로 집계됐다. 생활고와 사회 부적응을 이유로 탈(脫)한국을 결심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정부의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및 관리에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최근 5년간 제3국으로 출국한 북한이탈주민은 총 2166명이었다. 2021년 733명에서 2022년부터 385명으로 감소한 뒤 300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는 8월 기준 327명이 출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간 북한이탈주민 제3국 출국현황〉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8월
733명
385명
362명
359명
327명
자료: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실
통일부 전경. 지난해 10월 일주일간 굶주린 30대 북한이탈주민 남성이 마을버스를 훔쳐 판문점을 통해 재입북을 시도하려다 적발된 가운데 이처럼 월북한 북한이탈주민도 2012년 이후 3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통일부의 북한이탈주민 재입북 현황에 따르면 2022년(1명) 이후로 최근 3년간 재입북한 사례는 없었다.
북한이탈주민의 ‘탈(脫)한국 현상’은 △경제적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감 △한국 사회 부적응 등 국내 생활 여건이 열악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5년 기준 북한이탈주민 중 기초생활수급자는 전체 4명(3만1297명) 중 1명 꼴인 7443명(23.3%)에 이르고, 고용률 역시 지난해 60.1%로 전체 국민 고용률(69.5%)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상용직 근로자 비율은 2020년 58.6%에서 지난해에는 53.5%로 하락했다.
〈북한이탈주민 기초생활수급 및 고용 현황〉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2024년
2025년 6월
기초생활수급자(인원, 비율)
7729명
(24.5%)
7392명
(22.8%)
7202명
(22.6%)
7205명
(22.7%)
7299명
(22.9%)
7443명
(23.3%)
고용률
54.5%
56.7%
59.2%
60.5%
60.1%
공표예정
상용직 근로자 비율
58.6%
57.4%
56.4%
56.6%
53.5%
공표예정
삶의 질이 떨어지면서 북한이탈주민들이 뿔뿔이 제3국으로 흩어지고 있지만 정부 당국의 지원과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통일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탈주민 462명은 소재 파악조차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됐던 북한이탈주민의 고용과 창업 지원 등을 전담하는 통일부 자립지원과도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달 4일 해체돼 태스크포스(TF)로 전환됐다. TF는 통일부 조직개편 단행 때까지만 운영된다.
김 의원은 “북한이탈주민은 목숨을 걸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온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정부는 이들의 정착과 자립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의 지원책 마련은 물론, 완전한 정착이 이뤄질 때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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