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어린이집·유치원이 늘었지만 영어유치원 개설반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어유치원 일평균 교습시간은 중학교 1학년 수업시간보다 길게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강남에서 소위 ‘영어유치원(영유)’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반일제 영어학원의 개설반은 전년 대비 16개 증가했다.
경기 5개 지역(고양, 안양, 성남, 용인, 화성) 영유 개설반도 101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들 지역 영유는 각각 10개, 3개 감소했는데 개설반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소규모 학원은 문을 닫고 대형학원 중심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같은 기간 서울 내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241개, 경기 5개 지역은 156개 감소했다. 이는 영유 대비 각각 7배, 50배 이상 감소한 수치로, 학령인구 감소 위기의 직격탄을 더욱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자녀가 대부분 하나라 비싸도 영유를 선택하는 부모가 많아져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이 더 어려워진 것이다.
부모는 영유를 택할 때 아이의 영어 실력을 얼마나 올려주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이를 반영하듯 영유의 일평균 교습시간은 서울 5시간 24분, 경기 5개 지역 5시간 8분으로 매우 긴 편이었다. 초등학교 1, 2학년의 일평균 수업시간(3시간 20분)보다 2시간 이상 길고, 중학교 1학년 일평균 수업시간(4시간 57분)보다도 20분 이상 길었다. 특히 경기 5개 지역 일평균 교습시간은 전년(4시간 56분) 대비 4.1%나 증가해 5시간을 돌파했다.
서울 및 경기 5개 지역의 영유 월평균 학원비도 각각 3.5%, 10.1% 상승해 약 136만 원, 123만 원을 기록했다. 정부 공식 통계인 월평균 154.5만 원보다는 낮은 수치인데, 방과후 프로그램 등 추가 발생 비용은 분석에서 제외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분석은 서울시 및 경기도교육청 학원 및 교습소 등록 정보, 유치원 알리미, 어린이집 정보공개포털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달 7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됐다. 강경숙 의원과 사걱세는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갖춘 지역·계층을 중심으로 조기부터 집중적인 사교육 투자가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교육 당국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을 중심으로 한 조기 사교육 확산세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식하고 국가 차원의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