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감시망…‘이팀장’ 놓친 수사관 감찰 검토

  • 뉴시스
  • 입력 2024년 5월 29일 14시 22분


당시 사실관계 확인 후 이번 주 중 검찰 송치
“흡연 중에 수갑 채웠다…변명의 여지는 없어”

ⓒ뉴시스
경찰이 ‘경복궁 담벼락 낙서’를 사주한 일명 ‘이팀장’ 강모(30)씨를 이번주 중 검찰에 송치한다는 계획이다.

전날(28일) 강씨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도주했다가 2시간여만에 다시 붙잡히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담당 수사관 등에 대한 감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와 관계없이 수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9일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강씨를 이번주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씨는 전날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청사 1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다가 쉬는 시간에 담배를 피우고 싶다고 요청했다. 수사관 2명의 감시 하에 흡연을 끝낸 강씨는 갑자기 청사 울타리를 뛰어넘어 도망쳤다.

청사 주변을 질주하던 강씨는 인근 교회 2층 옷장으로 숨었다. 그러다 결국 도주 약 2시간 만에 경찰에 다시 붙잡혔다.

당시 강씨는 수갑을 차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찰은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고 해명했다. 강씨에게는 도주죄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다시 확인해보니 흡연 중에 수갑을 채웠더라. 도망가면서 왼쪽 손을 (수갑에서) 뺐다. 오른쪽 손에는 채워져 있다. 수갑을 꽉 채우지 않은 것”이라며 “관리 소홀이니 변명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당시 강씨를 감시하던 수사관 2명 외에도 사이버수사대 전반에 대한 감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하기 전 당시 상황에 대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한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운영하며 ‘이팀장’으로 불리던 강씨는 지난해 12월께 임모(18)군과 김모(17)양에 불법영상 공유사이트를 낙서하도록 사주해 문화재를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임군과 김양은 경복궁 영추문 등 3개소에 스프레이로 불법영상 공유 사이트 이름을 적고 달아났다. 강씨가 임군에게 “세종대왕상에도 낙서를 하라”고 지시했으나 실행되진 않았다.

경찰은 지난 22일 사건 발생 5개월 만에 강씨를 체포했고, 법원은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지난 25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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