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관중이 던진 물병에 기성용 급소 맞고 쓰러졌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2일 17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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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석에서 날아온 물병에 맞은 기성용. SBS 방송화면 캡처
관중석에서 날아온 물병에 맞은 기성용. SBS 방송화면 캡처
프로축구 FC서울 주장 기성용이 관중석에서 날아온 물병에 급소를 맞고 쓰러지는 일이 벌어졌다. 기성용은 경기 직후 “상당히 유감”이라며 “물병 투척은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인 더비’는 장대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에도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선수들은 경기 내내 거친 몸싸움을 벌였고, 전반 추가 시간 인천의 제르소는 서울의 최준을 밀쳐 퇴장당하기도 했다. 경기는 수적 우위를 차지한 서울이 2-1로 역전승을 거두며 끝이 났다.

문제는 이다음이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서울 골키퍼 백종범이 돌연 인천 서포터스를 향해 두 팔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승리의 포효를 했다. 이에 격분한 인천 서포터스는 백종범과 서울 선수들을 향해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고, 기성용은 백종범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다 자신을 향해 날아온 물병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급소에 맞으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고통을 호소하던 기성용은 이내 부축받고 일어섰다. 기성용은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떤 의도로 그렇게 물병을 던졌는지 모르겠지만 물병을 던지는 건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종범의 행위에 대해선 “그렇다고 물병을 던질 수 있는 건가. 뭐가 옳은 건지는 모르겠다”며 “연맹에서도 잘 판단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종범도 경기 후 입을 열었다. 그는 인천 팬에게 사과하며 “선수로서 하면 안 되는 행동이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후반전 시작부터 내게 가운뎃손가락을 들어 욕을 하고, 계속 부모님 욕을 했다”며 “흥분했기에 그런 동작이 나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홈페이지에 전달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구단은 “순식간에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해 관람객과 선수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향후 물병 투척과 관련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K리그를 총괄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3일 경기 감독관 회의 등을 통해 인천 구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규정에 따르면 관중의 그라운드 내 이물질 투척은 무(無)관중 홈경기, 연맹이 지정하는 제3지역 홈경기 개최, 300만 원 이상의 제재금 부과, 응원석 폐쇄 등의 징계를 받을 수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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