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에 지친 교수들 “주 52시간 준법진료 불가피”…환자들 불안가중

  • 뉴스1
  • 입력 2024년 3월 30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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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26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병원이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상황이 점점 악화하고 있다. 그 동안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묵묵히 지켜왔던 전북지역 의대 교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데 이어 진료시간까지 줄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피로도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응급 및 중증환자에게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환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북대와 원광대 의대교수들이 진료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미 일부 과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그동안 주야로 외래와 병실, 응급실, 수술실을 오가며 의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한계에 도달한 상태다”면서 “이에 블가피하게 근무시간을 조정하게 됐다.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하기 위해 외래진료도 최소화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전북대병원은 주 52시간 진료와 외래 진료 최소화 방침을 4월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원광대학교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원광대 의대 비대위 관계자는 “우리 대학과 병원 교수들도 근무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다만 필수분야의 경우 이전대로 유지된다. 응급 환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준법진료 준수 방침에 시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혹시나 적절한 치료를 제 때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한 모 씨(40대)는 “아이가 머리 아프다고 해서 지난주부터 입원한 상황”이라며 “지금까지는 진료나 검사를 받느데 문제가 없었지만, 진료시간이 줄어든다고 하니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으로 불거진 의정 갈등이 하루라도 빨리 봉합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모 씨(51)는 “어머니가 지난 2월말에 뇌혈관 질환으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시간까지 줄어든다고 하니 걱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며 “제대로 진료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사직서 제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원광대학교의 경우 전체 의대교수 150여명 중 110명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는 비대위가 앞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힌 99명보다 많은 숫자다.

전북대의 경우 사직서 제출 현황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기로 방침을 세웠다. 실제 비대위는 지난 25일 전북대병원 전문의 5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 이외에 이날까지 구체적인 숫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앞서 전북대 의과대학 및 전북대병원 교수들을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2.4%가 ‘사태 해결을 위한 정부와 대학 측의 조치가 없을 경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전북=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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