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상철도, 파리 ‘리브고슈’처럼 지하화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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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국가철도 지상구간 71.6km
내달 용역 발주해 9월 국토부에 제안

서울시가 프랑스 파리의 ‘리브고슈’처럼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그에 따른 철도 부지를 개발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선다. 지난달 제정된 철도 지하화 특별법에 따른 후속 조치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부·경인·경의·경원·경춘·중앙선 등 6개 국가철도 노선에서 지상 구간은 총 71.6km에 이른다. 이에 소음과 분진 등 환경 문제와 철도로 인한 지역 단절의 문제를 겪고 있어 도시 공간을 새롭게 재편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돼 왔다.

서울시는 지상철도 부지의 개발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기본구상 용역을 다음 달 발주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제정된 철도 지하화 특별법은 먼저 지상철도를 지하화하고 확보된 부지와 그 주변을 개발하는 내용이다. 2025년 1월 31일부터 시행된다.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의 철도 지하화 추진 일정에 맞춰 단계별로 대응할 예정이다. 우선 상반기 중 서울 전체 지상철도 구간에 대한 공간 계획을 만들고, 9월 국토부에 사업을 제안할 예정이다. 내년 국토부의 종합계획에 노선별 공간 계획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철도 구간이 포함된 15개 자치구를 포함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한편,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경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사례도 참고한다. 철도 부지 위에 상업시설 등을 조성한 파리의 리브고슈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센강 주변 철로를 따라 공장 등이 산재한 낙후 지역이었지만 기존 철도 부지 위에 인공 지반을 만들어 상업, 주거, 교육 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재개발 계획으로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 일대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한 후 기존 선로 구간을 선형공원으로 조성한 ‘경의선 숲길’도 참고한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철도 지하화는 그간 서울에서 이뤄졌던 도시개발·정비 사업과는 또 다른 도시 공간의 대대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지상철도 지하화를 위한 발 빠른 대응을 통해 도시 경쟁력 향상과 지역 발전, 그리고 시민을 위한 공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서울#지상철도#지하화#리브고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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