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서 CCTV 본 아이들의 행동…“뉘 집 자식인지 잘 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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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1월 7일 1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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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무인 카페에서 CCTV를 향해 인사하고 가는 아이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한 무인 카페에서 CCTV를 향해 인사하고 가는 아이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최근 무인점포에서 절도 및 기물 파손 등의 피해가 빈번한 가운데, 한 무인 카페에서 폐쇄회로(CC)TV를 향해 꾸벅 인사하고 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이 포착돼 흐뭇함을 느꼈다는 자영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5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 아이들의 부모님 존경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년째 무인 카페를 운영 중이라는 글 작성자 A 씨는 “무인 카페를 하면 정말 다양한 손님들을 본다. 상처도 받고 기운도 받는다”며 “오늘은 비가 와서 손님도 별로 없고 아까부터 놓여있는 우산이 신경 쓰여 CCTV를 보는데 아이 두 명이 카페에서 물을 마시고 나가면서 저렇게 인사하더라”고 전했다.

한 무인 카페에서 CCTV를 향해 인사하고 가는 아이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한 무인 카페에서 CCTV를 향해 인사하고 가는 아이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A 씨가 공개한 매장 내부 CCTV 영상을 보면 회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가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CCTV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다. 친구로 보이는 검은색 옷을 입은 남자아이도 두 손을 모으고 허리 숙여 깍듯하게 인사하는 모습이다. 검은색 옷을 입은 아이는 나가기 직전 문 앞에서도 또 한 번 고개 숙여 인사한다.

A 씨는 “이렇게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물티슈나 빨대 같은 것을 아무렇지 않게 가져가는 사람도 많아서 요즘 아이들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을 보고 제 편협한 사고를 반성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나 흐뭇하던지. 누구 집 자식인지 진짜 잘 컸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며 “오늘 장사는 망했는데 이 아이들 덕분에 기분이 너무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향해 “너희들의 모든 인생에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감동이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것을 보여준 아이들에게 고맙다” “가정교육을 잘 받고 자란 학생들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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