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인 노력으로 지방 소멸 위기 극복”…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6일 14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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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섬에서 사는 게 자랑스럽답니다”

최근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남 신안군은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하며 시행 중인 정책의 효과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이하 박 군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주민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이익 공유하는 ‘햇빛 연금’ 시행
전남 신안군은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햇빛 연금’을 시행했다. 기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구조는 이익을 발전사업자 등 일부가 독식하고 정작 지역주민은 피해를 보게 되는 불합리한 구조였다. 이에 신안군은 2018년 10월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 발전사업자와 협동조약 간 계약을 체결해 지역주민과 수익금을 공유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신재생에너지 협동조합은 자기자본 30% 또는 총사업비 4%를 참여해 이익의 30%를 공유받게 된다. 2021년 4월 첫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올해 7월까지 안좌도 10회, 자라도 10회, 지도 8회, 사옥도 6회, 임자도 2회에 총 84억 원을 지급했다. 신안군민의 28%, 약 1만 724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박 군수는 “국내에 없는 사례라 더욱 힘들었다”며 “그 가운데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이해시키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1섬(島) 1뮤지엄, 문화예술의 성지로
신안군의 ‘1섬 1뮤지엄 사업’ 또한 성공적인 정책 사례로 꼽히고 있다. 박 군수는 “바다 위 정원에 문화예술이 꽃피는 섬을 만들기 위해 도입한 정책”이라며 “세계 유명작가들이 참여하는 5개 뮤지엄을 포함해 26개 박물관 및 미술관을 조성하는 대규모 사업”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이 사업은 26개소 중 15개소를 완료해 운영 중이며, 11개소는 추진 중이거나 계획단계다. 안좌도에 야나기 유키노리의 작가 작품이 전시될 플로팅 뮤지엄, 도초도에는 올라퍼 엘리아슨 작가의 작품인 대지의 미술관, 비금도에는 세계적인 철조각가 안토니오 곰리 작가의 작품 공간 등이 내년 개관 예정이다.

박 군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문화예술의 성지를 만들기 위해 세계적인 작가와 국내외 유명작가가 함께 공간을 마련 중”이라며 “국제 문화예술 섬 비엔날레를 개최를 목표로 1도 1뮤지엄을 야심 차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채로운 정책으로 지방 소멸 시대 극복 노력
신안군은 인구 감소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오랜 기간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햇빛 연금을 지급하는 5개 지역에서는 인구가 전년 말 대비 151명 증가하며 효과를 입증하고 있고, 이러한 효과를 토대로 해상 풍력발전 개발사업을 적극 도입해 전 군민에게 햇빛 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또한 1섬 1뮤지엄을 비롯한 신안군의 문화 예술 정책으로 주요 관광지를 찾는 관광객이 2018년 437만 명 대비 2022년 692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주민의 자부심도 높아졌다.

박 군수는 “오랜 세월 소외되고, 섬에 사는 것을 기피하던 주민들이 이제는 섬에 사는 것을 주변에 자랑하고 싶어 할 만큼 자부심이 높아졌다”며 “정책과 노력이 지역소멸의 위기를 슬기롭고 지혜롭게 극복해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미래 100년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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