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에 의식 잃은 동료 모텔 방치해 사망…‘과실치사’ 유죄 확정

  • 뉴스1
  • 입력 2023년 8월 24일 12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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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시다 몸싸움을 한 동료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도 모텔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금고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와 피해자 등 20대 동료 4명은 2020년 10월 부산 서면에서 술을 마셨다. 각자의 지인도 참석해 인원이 6명으로 늘었다.

그런데 지인 중 B씨와 피해자간에 시비가 붙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길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크게 다쳤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었지만 나머지 일행이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30분 동안 몸을 흔들어 깨우려고만 했다.

이들은 의식을 찾지 못하는 피해자를 근처 모텔 객실에 내버려 둔 채 빠져나왔다. 결국 피해자는 후두부 경막외출혈 등으로 숨졌다.

검찰은 의식이 없는 피해자를 혼자 내버려 두면 사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119 신고 등 구호조치를 다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A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과실치사죄는 과실로 인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성립하고 형량은 2년 이하의 금고나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피고인들은 피해자 사망 예견 가능성이 없었고 자신들의 행위와 피해자 사망간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과실치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즉시 119에 신고하는 등 구호 의무를 지켰어야 했다”며 “피해자를 모텔로 옮기는 바람에 타인에 의한 구조 가능성이 차단됐다”고 지적했다.

피해자 부검감정서에도 ‘곧바로 병원에서 치료받았다면 생존할 확률이 사망 확률보다 높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혔다.

A씨에게는 금고 8개월이, 나머지 3명에게는 금고 1년~1년2개월이 선고됐다. 피해자를 폭행한 B씨는 상해치사 혐의로 따로 기소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중 A씨만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지만 대법원 판단도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은 “항소심이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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