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가와 미유키 일제강제동원 피해 지원 단체 사무국장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투쟁, 원점으로 돌아갈 필요" 촉구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도와온 ‘일본 ’후지코시 강제연행·강제노동 소송 지원 호쿠리쿠 연락회‘(호쿠리쿠 연락회) 나카가와 미유키(62·여) 사무국장이 대한민국 정부가 내놓은 강제동원 문제 해법인 ’3자 대위 변제안‘에 대해 “아직까지 살아있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귀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나카가와 사무국장은 20일 오전 광주 서구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간담회에 참석해 “강제동원 당시 12~13살이었던 피해자들은 현재 아흔에 가까운 고령이다. 이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나카가와 사무국장 등이 이끄는 호쿠리쿠 연락회는 일제 식민 통치 당시 전범기업인 후지코시로 강제동원된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일본 내 사회 단체다.
단체 결성 전 나카가와 사무국장 등은 1992년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자국 내 손해배상 소송 당시 후지코시 사옥 앞에서 위령제와 연좌농성을 펼치며 피해자들을 적극 도왔다.
이들의 도움은 지난 2000년 7월 11일 일본 최고재판소가 후지코시와 피해자 사이 화해 판결로 이어졌다. 나카가와 사무국장 등은 이를 계기로 2002년 호쿠리쿠 지역 3개 현을 중심으로 한 현재 단체를 결성했다.
이후 2003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 내 생존해있는 후지코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소송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20여 년 넘게 이어져 온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된 투쟁이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이 고령임에도 여전히 사죄와 배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민국 정부와 식민 지배 당사자인 일본 사회가 이를 외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일본 사회는 강제동원 배상과 관련된 문제가 오롯이 대한민국 안에서 해결될 것이라 믿고 있는데다, 일부 강제동원 사실을 알고 있는 일본인들조차 이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다며 해당 주장을 덧붙였다. 그는 이를 ’위기감‘으로 표현했다.
그는 “제3자 변제안에 대해 일본 시민들은 ’대한민국이 한일 협정으로 끝난 문제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반대 의견을 내는 지원 단체는 소수다”며 “일본 내 관련 재판이 끝나면 지원 단체도 목적 달성에 따른 자체 해산 수순을 밟으며 명맥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식민 지배 치하 진행된 징용문제 지적하는 것은 옛날 이야기가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로 향해가야하는 이야기다. 원고 할머니들은 자신들이 겪은 엄청난 피해를 손자 세대에 결코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한다”며 “한국에서의 사법 판결이 나온 점을 뒤엎고 3자 변제 등을 운운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행태는 용서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후지코시 배상과 관련된 재판은 현재 대법원 판결이 나오지 않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후지코시 소송 원고들은 자신들의 호소가 대한민국 사회에 잘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3자 변제안 철회 등으로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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