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 들인 거북선, 결국 소각장으로…폐기 비용만 3000만원 예상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7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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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거제시가 2011년 만든 거북선 모형은 관광객 승선용으로 만들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비가 새 방치되다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각 지자체 제공
경남도와 거제시가 2011년 만든 거북선 모형은 관광객 승선용으로 만들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비가 새 방치되다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각 지자체 제공
경남도와 거제시가 약 16억 원을 들여 만든 120t짜리 대형 거북선이 소각장에서 사라지게 됐다. 폐기 비용만 최대 3000만 원 들 것으로 예상된다.

거제시는 27일 일운면 조선해양문화관 광장에 설치된 거북선 모형을 폐기하기로 하고 곧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길이 25.6m, 폭 8.67m, 높이 6.06m에 달하는 거북선 모형은 지난달 16일 8번째 입찰에서 60대 여성에게 154만 원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거북선을 소유한 땅으로 옮겨 교육 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송 비용이 1억 원에 달하는 데다, 이송 예정지가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가 생겼다. 결국 인도 기한인 이달 26일까지 거북선을 가져가지 못하자 거제시는 낙찰자에게 27일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거제시는 중장비로 거북선을 해체해 목재는 소각장에서 태우고, 철물은 고물상에 팔 예정이다. 폐기 비용이 2000만~3000만 원 드는데 철물을 팔아 건질 수 있는 돈은 약 150만 원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거북선 모형은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경남도지사 시절 진행했던 ‘이순신 프로젝트’ 일환으로 2011년 완성됐다. 당초 승선 체험 등 관광용으로 사용하려 했지만 완성하고 보니 흔들림이 심하고 비가 새 관광객을 태우지 못하고 수년째 방치됐다. 제작 업체가 국내산 ‘금강송’을 쓰겠다는 계약을 어기고 80% 이상 외국산 목재를 쓴 것이 드러나 업체 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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