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설화로 만나는 최초의 고고학 답사기 ‘나 혼자 경주 여행 2-만파식적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2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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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 작가의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9번째 책으로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경주 여행2 만파식적편’이 출간됐다. 이 책은 삼국유사 기이편에 기록되어 있는 설화인 만파식적을 주제로 선보이는 최초의 고고학 답사기다. 경주 곳곳을 직접 찾아가 그 역사적 의미를 최대한 추적하고 고증함으로써 독자에게 진정한 고고학의 묘미를 전한다.

지금까지 만파식적의 의미를 문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연구한 사례는 있었지만, 경주라는 공간에서 만파식적과 연관된 각각의 유물과 유적, 또 그것들의 배경이 되는 역사적 사건과 장면이라는 수많은 구슬을 꿰어 하나의 결과물로 선보인 적은 없었다. 황윤 작가만의 남다른 호기심과 삼국시대에 대한 깊은 애정의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주 여행 만파식적편은 인상파의 거장 모네의 ‘루앙대성당’ 연작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황홀한 바다와 바위 색을 연출하는 세계 초유의 수중릉 문무대왕릉에서 출발한다. 한반도 최초로 통일국가를 이룬 후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용(龍)이 되기를 자처한 문무대왕의 흔적은 설화인 듯 역사인 듯 오늘날까지 경주에 머문다.

1차 만파식적 설화 속에 등장하는 용, 그 후 효소왕대에 등장한 2차 만파식적, 그리고 성덕대왕신종의 용뉴에 묘사된 대나무와 용에 이르기까지 만파식적을 매개로 관통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용이 있고, 역사와 설화를 넘나들며 진지함과 재미라는 두 마리 용을 잡는다.

이 책에서는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황복사지 삼층석탑을 직접 만나 석탑의 변천 과정과 그 특징들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황복사지 삼층석탑에 대해 저자는 “감은사지 삼층석탑이 산전수전 다 겪은 군복 입은 장군 느낌이라면, 황복사지 삼층석탑은 비단 옷을 입은 사극 속 아이돌 같은 느낌”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감은사지 석탑을 시작으로 고선사지 삼층석탑을 거친 후 황복사지 삼층석탑과 그 이후 불국사 석가탑으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한반도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된 과정과 디자인적 변화 등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 탑을 보는 안목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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