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뒤덮은 중국발 황사, 201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아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1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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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12일 오전 제주시 도두봉에서 바라본 제주국제공항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 2023.4.12/뉴스1
이번 황사는 13일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친 뒤 14일 오전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황사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으로 치솟았다. 황사는 주로 흙먼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초미세먼지(PM2.5)보다 입자가 큰 미세먼지와 크기가 비슷하다. 따라서 황사가 오면 미세먼지 측정 수치가 크게 올라간다.
● 올해 서울 1월에도 황사 4회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당 456µg(마이크로그램·1µg은 100만분의 1g)을 기록했다. 대구는 694µg, 충북 618µg, 전남 683µg 등을 나타냈다. 대전과 제주는 각각 812µg, 828µg까지 올랐다. 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은 150µg 초과다. 초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나쁨’ 수준을 보였다.

황사는 겨우내 얼었던 중국 사막 지역 땅이 녹으면서 흙먼지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북서풍을 타고 한반도로 날아오는 것이다. 흙먼지가 일어나려면 얼었던 동토가 녹아야 하고 그것이 한반도에 도달하려면 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런 기상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3~5월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겨울에도 황사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전국 모든 관측지점에서 ‘1월 황사’가 관측됐다. 서울 기준으로는 1월에만 4번의 황사가 있었다. 올해 1~3월에는 서울에서 총 10번의 황사가 관측됐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같은 기간 두 번째로 많은 횟수다.
● 빙하 녹을수록 황사 잦아져… 이상기후 탓
황사가 일찍,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로 추정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발원 지역 기온이 오르고 강수량이 적어 흙먼지가 더 빨리 발생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원 지역에 이 같은 날씨 조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지구 온난화로 황사 발원지의 기온이 오르고 사막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성 K웨더 예보센터장은 “1971~1980년에는 서울 지역 황사 일수가 총 28일이었는데 2001~2010년에는 122일로 늘었다”며 “봄철 빙하 면적이 작을수록 황사 발원지에 불안정한 대기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연중 황사 발생 횟수가 늘어난다는 분석도 있다”고 설명했다.
● 13일 황사-미세먼지-초미세먼지 동시 ‘경고등’
뉴시스
13일에도 황사 위기경보가 ‘주의’로 발령되고 미세먼지는 전국적으로 ‘매우 나쁨’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과 충남 지역은 초미세먼지까지 ‘나쁨’일 것으로 보여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겠다. 만약 외출했다면 집에 들어가기 전 외투를 털고, 손과 발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황사를 실어 보낸 차가운 북서풍의 영향으로 13일까지 전국 아침기온이 5도 전후로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한때 경기 등 일부 지역에는 전날보다 아침기온이 10도 이상 떨어져 한파특보가 발효되기도 했다. 13일에도 서울 아침기온이 6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아침이 쌀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낮 기온은 17~24도까지 올라 일교차가 크겠다. 11일 큰불이 난 강원 영동지방을 비롯해 서울 등 수도권, 경상 지역 등에는 건조특보가 발효됐다.

금요일인 14일에는 황사도 가시고 기온도 평년 수준을 회복한다. 하지만 이날 오후 중부 이남 지방으로 비가 예보됐다. 한동안은 완연한 봄 날씨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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