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성대수술’ 권고한 아파트 논란…“극단적” “이웃 배려”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3월 13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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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 “교정 훈련으로 해결해야”
강형욱 “누군가에게 피해 준다면”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한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한 안내문.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수원시의 한 아파트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세대에 성대 절제수술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붙여 논란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수원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게시했다는 안내문 사진이 올라왔다.

관리사무소 측은 안내문에 “관리규약(가축 사육 세칙) 규정에 따라 동일층 및 상하층 세대의 동의 없이는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할 수 없다”며 “애완견 등 가축 사육으로 내 이웃이 주거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한 민원으로 근본적인 관리업무 수행에 차질이 발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애완견 등 가축을 사육 중인 세대에서는 내 이웃의 불편함을 배려해 사육을 금지 또는 복종훈련, 근본적인 조치(성대 수술 등)를 부탁드린다”며 “배려와 양보는 좋은 이웃과 살기 좋은 단지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안내문을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선 소음 피해를 막으려면 불가피한 조치라는 의견과 ‘배려와 양보’라는 표현으로 성대 절제술을 권고한 것은 사실상 동물학대를 종용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맞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얼마나 문제가 심각했으면 안내문까지 붙이겠나” “소음을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반려견을 키워선 안 된다” “공동주택에서는 더 조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일부 누리꾼들은 “성대 수술은 너무 극단적이고 과한 처사다” “소음문제가 심각하더라도 저건 너무 잔인하다” “굳이 안내문으로 성대 수술까지 언급했어야 했나” 등의 반응이었다.

배우 이기우와 그의 반려견 ‘테디’. 인스타그램
배우 이기우와 그의 반려견 ‘테디’. 인스타그램
이와 관련해 배우 이기우도 목소리를 냈다. 2021년 1월 유기견 ‘테디’를 입양해 키우고 있는 이기우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해당 안내문을 공유하며 “학대 종용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웃 동네에서 이런 소식을 받았다. 놀라지 마라. 90년대 아니고 2023년 오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이웃에게 피해 주는 행동을 한다면 교정하고 훈련해야 한다. 견주의 책임과 의무를 더 견고히 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성대를 자르(라고)? 이건 완전 학대 종용 같다”고 했다.

반려견 성대 절제수술에 대해 반려견 훈련사 강형욱은 “무조건 반대하지도, 찬성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강형욱은 2020년 KBS2 예능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서 “개가 짖는 건 당연하지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면 그건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했다.

강형욱은 “민원이 들어와서 반려견이 내일 당장 짖지 않아야 한다는 보호자가 있었다. 당시 성대 제거 수술을 한 뒤 교육하자고 제안했다. 교육을 통해 강아지의 마음을 완화하도록 하자고 설명했다”며 “(해당 보호자는 수술) 이후 교육에 나오지 않으셨다. 그래서 이제 섣불리 수술을 추천하지 않는다. ‘이제 조용해졌다’ 이거다. 자기가 편하니까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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