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 철거 두고 긴장감…유가족 “끝까지 지킬 것”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15일 14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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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의 자진 철거 권고 기한인 15일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위법한 행정대집행에 대항해 서울광장 분향소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대책위) 관계자 70여명은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159배를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전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지난 4일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된 이래 ‘불법’을 운운하며 철거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참사를 대비하지도, 막지도 못한 책임자 서울시가 어떻게 이리 피해자들을 잔혹하게 겁박하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의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불가피하게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는 관혼상제로서 적법한 집회에 해당한다”며 “불법은 서울시가 저지르고 있다. 위법하게, 무리해서라도 유가족들과 시민들의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기억과 추모를 지우겠다는 것인가”라고 했다.

또 경찰을 향해서 “참사 당시 단 한 명도 현장에 없었던 경찰이 서울시의 요청에는 어떻게 그리 신속하게 움직이는가”라며 “참사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낀다면 결코 위법한 행정대집행에 가담하지 말고 분향소를 보호하는 데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분향소에 대한 행정대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 분향소 운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 언론 브리핑을 통한 사실 왜곡과 여론 호도를 중단하고 공식 사과할 것 등을 서울시에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유가족들은 분향소 앞 바닥에서 34분 동안 총 159번의 절을 했다. 한 유가족은 159배를 마치고 일어나지 못한 채 바닥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종철 협의회 대표는 “10월29일 그날 밤 유가족은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아이들을 지키지 못했지만, 오늘은 우리 아이들을 반드시 시청 광장에서 지켜낼 것”이라며 “시민 여러분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하지 않아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는 159명을 함께 지켜달라”고 했다.

유가족 측은 이태원 참사 발생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 4일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기습 설치한 바 있다. 이후 서울시는 이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 이날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해달라고 유가족 측에 지난 7일 통보했다.

하지만 유가족 측은 자진 철거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들은 서울시가 서울광장 분향소를 불법 시설물이 아닌 추모 공간으로 인정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는 유가족과 소통하겠다고 밝혔으나, 협의는 난항을 겪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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