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면도 안해서 편했는데”…익숙해져버린 마스크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31일 15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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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업계 종사자인 김모씨(28)는 2년 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시행되기 전까지 매일 아침 출근길 메이크업에 1시간씩 공을 들였다. 업무 관련 외부 미팅이 많고 자신의 이미지가 회사 이미지로 직결된다는 생각에 화장에도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간혹 화장하지 않고 출근하는 날에는 상사로부터 어김없이 외모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대부분 해제됐으나, 김씨는 사내에서도 미팅에서도 계속 마스크를 착용할 예정이다. 김씨는 “마스크를 쓰면서 외모 지적을 받지 않게 돼서 업무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며 “‘아파 보인다’는 소리를 들을 것 같지만, 앞으로도 마스크를 계속 쓸 것”이라고 말했다.

3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30일부터 대중교통 등을 제외한 대부분 장소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하지만 대다수 시민들은 실내에서는 물론 실외에서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다니는 분위기다.

감염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남아있는 가운데 직장인들을 중심으로는 이른바 ‘꾸밈 노동’에 대한 부담도 탈마스크를 주저하는 원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서 화장과 같은 ‘꾸밈 노동’에서 자유로워졌다는 것이다.

대형 쇼핑몰에서 안내 일을 하는 이모씨(27)씨도 지난 2년간 마스크 착용으로 화장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다고 말한다. 이씨는 “고객을 응대하는 일을 하다 보니 화장을 가볍게 한 날은 직장 내에서 은근한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기 시작한 다음부터는 눈 화장만 신경 써서 해도 따로 지적받지 않아서 업무 스트레스가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예 화장을 안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는 마스크를 계속 쓰면서 기초화장과 눈 화장 정도만 열심히 할 것”이라고 했다.

외모에 특히 민감한 청소년들도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 생활을 편리하게 해줬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고등학생 정모(17)양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학원에 조금 늦더라도 꼭 화장을 하고 갔다”며 “그런데 코로나 이후부터는 화장을 안 해도 마스크를 쓰고 나가면 돼서 확실히 편해졌다”고 말했다.

중학생 이모(15)양도 “학교에서 화장을 못 하게 하는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서 화장을 안 해도 괜찮았다”며 “마스크는 이제 패션 아이템처럼 얼굴 일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발적 마스크 착용은 여성들 만의 이야기도 아니다. 남성들 사이에서도 마스크 덕에 외모 관리가 편해졌다며 계속 착용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방송국 스태프로 일하는 김모(29)씨는 “아침에 수염을 깎고 나와도 저녁까지 편집하다 보면 수염이 지저분하게 자란다”며 “마스크를 쓰면 따로 면도하지 않아도 돼서 직장 상사들을 만날 때는 앞으로도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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