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컨테이너선 이용 밀반입…단속 건수 5년간 14배 넘게 증가
마약 밀수범 42% 인천에서 검거
해경, 수사전담팀 꾸려 특별단속…인천지검-관세청 공조수사 강화
지난해 1월 해양경찰관들이 부산신항으로 입국한 외국 화물선에서 마약 단속을 하고 있다. 해경은 당시 이 선박에 서 약 100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의 코카인 35kg을 적발해 압수했다. 해양경찰청 제공
최근 ‘바닷길’을 통한 마약 범죄가 크게 늘었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하늘길’ 마약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31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전국에서 검거된 마약 밀수범 868명 중 약 42%(367명)가 인천에서 검거됐다. 해경과 검찰 등은 마약수사 전담팀까지 꾸리고 ‘마약과의 전쟁’에 나섰다. 한국은 북쪽으로는 북한과 접해 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항만과 공항을 통한 마약 반입 차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해상 마약 범죄 5년 사이 14배 증가
지난해 11월경 부산항만공사 인근 부두 앞 해상에서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 62점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한 낚시객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겨 있던 수십 개의 주사기를 발견하고 이를 수상히 여겨 신고했다. 수사에 나선 해경은 주사기가 마약 범죄에 쓰인 정황을 포착하고 올 9월까지 A 씨 등 6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거해 구속했다.
올 3월에는 인천항 등에서 국제여객선 무역상과 화물 컨테이너선을 이용해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하려던 일당이 적발됐다. 첩보를 입수한 해경은 올 9월까지 수사에 나서 마약 유통, 소지, 투약 혐의로 일당 4명을 검거했다.
해경은 올 1월부터 9월까지 861건(260명)의 마약 범죄를 단속했다. 단속 건수만 보면, 2017년 60건(38명)보다 1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8년 90건, 2019년 173건, 2020년 412건, 지난해 518건 등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마약 범죄 단속을 강화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마약 범죄가 크게 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마약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는 태국에서 마약류인 ‘야바’ 9000정(1억8000만 원 상당)을 운동화 안에 숨겨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려던 태국인 여성 2명이 적발됐고, 베트남인 2명도 프랑스에서 국제 특송 화물을 통해 엑스터시 1만 정(1억9000만 원 상당)을 인천공항으로 밀반입하려다 검거됐다.
○ “마약 범죄 총력 대응”…마약과의 전쟁 선포
해경은 마약수사 전담팀을 만들어 특별 단속에 나섰다. 170여 명 규모의 전담팀은 본청 수사국장이 단장을 맡고, 본청과 5곳의 지방해양경찰청, 20곳의 일선 해양경찰서에 각각 배치됐다. 해경은 국제 여객선 등 외국을 오가는 선박을 통해 마약이 국내로 밀반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첩보 수집 강화 등 전국적으로 집중 단속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제범죄 중점 검찰청인 인천지검 역시 마약 범죄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경찰과 해경, 관세청 등과의 공조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그간 마약수사대에서 마약 범죄를 단속했지만, 인력 부족으로 급증하는 해양 마약 범죄 대응에 어려움이 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인력을 크게 늘려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해 바닷길을 통한 마약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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