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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엄마 안아프게 의사 될래요” 12살 소년, 5명 살리고 하늘로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2-04-29 15:25
2022년 4월 29일 15시 25분
입력
2022-04-29 15:12
2022년 4월 29일 15시 12분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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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군은 지난 23일 심장, 신장(좌우), 간장, 폐장(양측)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 뉴시스/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엄마가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어요.”
의사를 꿈꾸던 12세 소년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환자를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2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고(故) 김상현 군(12)은 지난 6일 새벽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 23일 숨졌다.
당초 김 군의 부모는 가망이 없다는 의료진 진단에도 희망을 끈을 놓지 않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나빠지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착한 아이였으니 좋은 일 하면서 보내주자’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김 군은 심장과 좌우 신장, 간장, 양측 폐장을 기증해 5명을 살리고 떠났다.
2009년 경남 창녕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김 군은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이었으나 엄마에게는 한없이 살가운 아들이었다. 엄마가 몸이 아프다고 할 때면 “엄마를 아프지 않게 해 줄 수 있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 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장기를 기증받은 친구들이 행복했으면 좋겠고, 성인이 돼서 좋은 일을 많이 하고 건강히 살았으면 좋겠다”며 아들을 향해 “평생 너와 함께할 테니 하늘에서도 아프지 말고 잘 지내. 사랑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인 김 군의 동생은 “형, 잘 가! 좋은 곳으로 가! 엄마 아빠 걱정하지 마”라고 울먹이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김경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코디네이터는 “(김 군의 부모를) 처음 만나 뵙고 기증에 대해 안내해 드릴 때는 우시기만 하셨는데, 아들이 다른 이의 몸속에서라도 다시 살아 숨 쉬고 마지막에 좋은 일을 하고 가길 바라셨다”면서 감사를 표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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