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에 수면제 탄 커피 먹이고 강제추행 40대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5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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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가사도우미 6명에게 수면제를 탄 커피를 먹이고 강제로 추행한 4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경찰 수사 결과 17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가사도우미 업체들에 남성 1인 가구가 출장 요청을 하면 도우미가 출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강제추행치상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검찰에 추가로 송치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6개월간 가사도우미 호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여성 가사도우미 23명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수면 유도제 ‘졸피뎀’을 섞은 커피를 마시게 한 뒤 강제로 추행하거나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은 불면증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약으로 마약류로 분류돼 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A 씨가 가사도우미 6명에게 범행한 것을 확인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 뒤 A 씨의 추가 범행을 의심해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 계속해서 수사를 벌였다. 그 결과 A 씨 집을 방문했던 17명의 가사도우미가 추가로 피해를 본 것을 파악하고 지난달 A 씨를 검찰에 추가로 송치했다. A 씨는 피해 여성들의 모습을 불법으로 촬영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피해 여성들은 대부분 50, 60대였다.

경찰은 이 같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가사도우미 업체 3곳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 1인 남성 가구에서 출장 요청이 있을 경우 가사도우미가 출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도우미들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또 범행 대처 요령 등도 가사도우미들에게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가사도우미로 종사하는 분들이 이같은 범죄 피해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범죄를 예방할 수 있도록 업체들에 운영 시스템 개편을 요청했다. 범행이 발생하면 경찰에 적극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인천=공승배기자 ks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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