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만 명 손으로 이룬 ‘태안의 기적’ 세계기록유산 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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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태안 유류피해 극복 기록물 유네스코 아태지역 신청 대상 선정
정부-NGO-자원봉사자들 힘 모아 환경재난 극복 성공적 사례로 주목
연말 아태지역 총회 거쳐 최종 결정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 구름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길게 줄을 만들어 해안가의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다(왼쪽 사진).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 극복과 관련된 자료는 총 20만9556건에 달한다. 충남도 제공
2007년 12월 충남 태안군 구름포해수욕장 인근 갯바위에서 전국에서 몰려온 자원봉사자들이 길게 줄을 만들어 해안가의 기름띠를 제거하고 있다(왼쪽 사진).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 극복과 관련된 자료는 총 20만9556건에 달한다. 충남도 제공
2007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 당시 123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어낸 ‘태안의 기적’이 세계인의 유산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충남도는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이 ‘삼국유사’ ‘내방가사’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목록 등재 신청 대상에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충남도와 문화재청, 유네스코 한국위원회는 6월경 아태(亞太) 지역목록 등재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아태 지역목록 등재 여부는 하반기 신청서 심사와 연말 유네스코 아태지역위원회 총회를 통해 결정된다.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은 2007년 12월 7일 태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와 그 극복 과정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및 개인들이 생산한 총 20만9556건의 기록물이다. 이 기록물은 기름 유출로 피해를 입은 사람과 국가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으로 짧은 시간 안에 대규모 환경 재난을 극복하고 해양 환경까지 복원한 성공적인 사례를 상세하게 담고 있다.

기록물의 구체적인 내용은 △사고 대응 △방제 활동 △자원봉사 활동 △배상과 보상 △복구 활동 △환경 및 사회 복원 △국제협력 △해양생물 표본 등으로 구분된다. 기록물 유형은 사진과 종이문서, 영상, 구술기록, 전자문서, 박물, 조류·어류·저서생물 표본 등이다.

충남도는 이 기록물이 기름 유출 사고 우려가 있는 지역과 지역민에게 큰 정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예방과 극복에 대한 정보가 많이 담겨 있어서다. 또 재난 위기를 인간이 힘을 합쳐 성공적으로 극복해낸 아름다운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재난 극복 기록물과 차별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태안 유류 피해 극복 기록물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비정부기구(NGO), 자원봉사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재난 상황을 극복해 냈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아태 지역목록 등재 이후에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태 지역위원회는 아프리카, 아랍, 유럽 및 북미, 남미 및 카리브해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산하에 있다. 국내에선 한국의 편액, 사도세자 추존 만인소, 조선왕조 궁중 현판 등 3건이 아태지역 목록에 등재돼 있다. 세계기록유산 국제목록에는 조선왕조실록, 훈민정음, 새마을운동 기록물, 국채보상운동 기록물 등 16건이 올라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태안#기름 유출 사고#세계기록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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