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1명 감염’…주중 누적확진 1000만 돌파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21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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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약국에서는 ‘코로나 상비약’으로 알려진 해열제, 종합감기약 주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가정 상비약 세트’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2.3.20/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약국에서는 ‘코로나 상비약’으로 알려진 해열제, 종합감기약 주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20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가정 상비약 세트’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2.3.20/뉴스1 © News1
21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1일 이후 열흘 만에 20만 명대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은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약 30% 더 강한 ‘BA.2형’(스텔스 오미크론) 확산 등 유행에 악영향을 주는 변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 정부 “확진자 감소 긍정적”
통상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 검사량이 반영되는 월요일에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를 감안해도 2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20만9169명)는 1주 전인 14일(30만9779명)과 2주 전인 7일(21만706명)보다 더 적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주말 효과가 사라지는 화요일, 수요일의 확진자 수를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라며 “(감소 경향이) 이번 주에 지속된다면 지난 주를 정점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누적 확진자 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과 미국 등은 전 국민의 20%가 확진된 뒤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1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가 958만2815명인 우리나라는 이번 주 안에 전 국민의 20%(약 1032만 명)가 확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가 지나면 감소세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인구 대비 확진자 비율로 정점 시기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누적 확진자 20%는 정해진 기준이 아니다”라며 “국가별로 예방접종률 등이 달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유행 정점 늦춰질 수도
국내 코로나19 정점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인은 스텔스 오미크론이다. 최근 1주일(13~19일)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감염 검출률은 41.4%로 직전 주(26.3%)의 약 1.6배로 늘었다.

미국에서는 조만간 스텔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겸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은 20일(현지 시간) 미국 ABC방송에서 “승리를 선언할 때가 아니다. 다른 변이가 확산할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스텔스 오미크론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50~60% 정도 전파력이 강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국내 방역당국도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해 인해 유행의 정점이 당초 예상한 정점 기간(16~22일)보다 늦어지고, 규모 역시 커질 수 있다고 본다. 최근 거리 두기가 잇따라 완화되고 등교가 확대된 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양성 인정 등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설령 유행 정점이 지난다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확진자 수 정점은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증가로 이어진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점만 찍으면 바로 일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데 전혀 아니다. 정점 이후엔 ‘위중증과 사망자의 정점’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의료 현장은 아비규환의 전쟁터”
정부는 연일 의료체계가 “아직 버틸만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선 정반대 목소리가 쏟아진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성명을 통해 “지금 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 폭증과 의료진 감염이 겹치면서 ‘아비규환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에 확진된 의료진이 늘면서 대체 인력이 부족해지자 일선 의료기관에선 ‘증상이 있어도 근무를 마치고 검사하거나, 검사를 아예 하지 마라’는 지시가 나오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음압시설이 없는 일반병실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게 되면서 일반환자들과 의료진이 감염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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