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또 유세 앞세워 ‘방역 무력화’ 꼼수 집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3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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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만에 광화문서 4100명 기도회
선거유세 형태, 인원제한 안받아
노마스크 대화… 시민 “감염 우려”

5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전광훈 목사 측이 개최한 기도회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이날 기도회에는 경찰 추산 4100여 명이 참가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5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전광훈 목사 측이 개최한 기도회 참가자들이 모여 있다. 이날 기도회에는 경찰 추산 4100여 명이 참가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5일 수천 명이 몰린 기도회가 열렸다. 같은 장소에서 경찰 추산 8000여 명이 몰린 3·1절 기도회가 열린 지 4일 만이다. 이번에도 방역 지침상 인원 제한 영향을 받지 않는 선거 유세 형태로 열렸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최한 ‘1000만 국민 기도회’는 5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전국에서 온 참가자가 경찰 추산 4100명에 달했다.

주최 측은 전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 소속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의 선거 유세라고 했으나 유세는 초반 1시간가량만 진행됐다. 낮 12시부터는 사랑제일교회 등의 관계자들이 차량에 올라 “헌금에 동참해달라”는 내용 등의 발언을 했다. 이날 집회로 청계광장부터 무교동 사거리까지 약 200m 구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또 청계광장 곳곳에서 마스크를 내리고 대화하거나 김밥 등을 먹어 눈총을 샀다.

시민들은 통행 불편을 호소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직장인 송모 씨(30)는 “방역이 불안한 상황에서 꼼수를 부리면서까지 집회를 했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인파가 너무 몰려 지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고 바이러스 전파 우려 때문에 불쾌했다”고 말했다.

기도회는 개최 5시간 반 만인 오후 4시 반경 경찰의 해산 명령을 받고 끝났다. 경찰은 이날 약 2000명의 인력을 투입해 기도회와 유세를 관리했다. 단속할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초반에는 해산을 요청하지 않았지만 유세 발언이 끝나고 선관위가 “더 이상 선거유세로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자 해산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전광훈#방역 무력화#꼼수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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