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충장로 첫 가로등 ‘영란등’ 91년만에 불 밝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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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구 충장로에 처음으로 설치됐던 가로등인 ‘영란등(鈴蘭燈)’이 91년 만에 불을 밝혔다(사진). 광주 동구는 안전하고 걷고 싶은 충장로 골목길 조성사업의 하나로 광주극장 앞 거리에 영란등 7개를 설치해 점등했다고 17일 밝혔다.

충장로는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인 김덕령 장군(1567∼1596)의 시호인 충장공(忠壯公)에서 유래됐다. 일제강점기 충장로 1∼3가는 일본인이, 4∼5가는 조선인들이 상권을 형성했다. 충장로는 의병 출정, 3·1운동, 광주학생독립운동 등 역사의 현장이자 지역의 상징이었다.

충장로에 영란등이 설치된 것은 1931년. 꽃망울 모양의 등 5개를 한 묶음으로 달았다. 일제는 1940년 태평양전쟁을 벌이면서 전기 소비를 줄인다며 가로등 사용을 중단했다. 1941년 군수품 조달을 위해 금속 회수령을 발령하면서 영란등도 철거됐다.

충장로45상생발전협의회는 2020년부터 영란등 자료사진, 문헌 등을 참고하고 주민 참여 예산 5000만 원을 확보해 복원에 나섰다. 복원된 영란등 높이는 6m, 30W 등 5개 묶음으로 150W 밝기다.

동구는 1935년 개관한 광주극장 주변에 영란등 8개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임택 동구청장은 “주민들이 나서 충장로의 소중한 역사자원인 영란등을 복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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