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로 다가온 하루 10만 명 확진…정부 “정점 예측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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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16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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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6일 9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주부터 엿새 연속 5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하루 만에 3만 명 이상 폭증했다. 17일 오전 발표되는 신규 확진자 수 역시 이와 비슷한 9만 명 안팎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하면서 정부는 이번 유행의 정점이 언제, 어떤 규모가 될지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1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443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일주일 전인 9일(4만9549명)의 1.8배, 2주 전인 2일(2만268명)의 4.5배다. 1월 셋째 주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50%를 넘어서며 우세종이 된 이후 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거의 매주 발생하고 있다. 재택치료자와 위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16일 현재 재택치료자 수는 26만6040명으로, 1일(8만2860명)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위중증 환자 역시 313명에 달했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규모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우리보다 앞서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한 해외 주요국을 넘어섰다. 국제 통계 사이트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4일 기준) 한국의 인구 100만 명당 하루 평균 확진자는 1060명으로, 방역을 대폭 완화한 영국(1018명)보다 많다. 이 수치는 일본(682명)의 약 1.6배, 미국(456명)의 약 2.3배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인구 대비 유행규모와 치명률 등을 근거로 ‘K-방역’의 우수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확진자 수가 다른 국가와 비슷하거나 더 심각한 상황이 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9만 명대 확진자 발생에 대해 “그동안 협조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문제는 아직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조만간 하루 확진자 수가 10만 명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모임 인원 6명, 영업시간 오후 9시까지로 제한한 현행 거리 두기를 21일부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지난 7일 정부가 예상했던 코로나19 정점 수치(2월 말 하루 13만~17만 명)보다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가 폭증한 이후로는 이번 유행의 정점이 어떤 형태일지 내다보지 못하는 상태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이날 “고령층 등의 유행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3월 이후 유행 상황과 정점 도달 시점, 규모를 현 시점에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재택치료 현장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시민들이 확진된 뒤 보건소에서 안내 전화나 문자를 받지 못하거나,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2, 3일 후 통보받는 문제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재택치료 중 의료기관이나 상담센터와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 현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김소영기자 k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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