他대학과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국립대 ‘상생의 시대’ 견인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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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다함께 미래로]〈4〉대학 및 지역 네트워크 활성화
대학 간 수업 공유하고 시설 개방… 학생에 다양한 기회와 경험 제공
공동교육과정 개발-운영 활성화… 지역 산업현장과 전문인력 양성
시민 대상 무료 외국어 교육 진행

지난달 25일 설을 앞두고 순천대 글로벌 카페에서 열린 ‘설날 이벤트’. 순천대 글로벌 카페는 내·외국인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순천대 제공
지난달 25일 설을 앞두고 순천대 글로벌 카페에서 열린 ‘설날 이벤트’. 순천대 글로벌 카페는 내·외국인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 순천대 제공
“전북 실리콘밸리 실무교육 프로그램은 어떤 회사에서도 좋은 팀플레이어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최고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 A 씨는 전북대(총장 김동원)가 전북지역 대학생들의 우수기업 취업률 향상을 위해 마련한 ‘전북 실리콘밸리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최근 공기업 취업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2년제 장기 집중교육과정으로 반도체 분야 전문인력 양성이 주목적이지만, 전 업종에서 필요한 다채로운 실무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전북대 외 타 대학 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 군산대, 전주대, 원광대 등 전북지역 대학생들이 같은 혜택을 누렸다. A 씨는 “지방대학 학생으로서 대학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학부생으로 받을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프로젝트 활동이었다”며 후배들에게 이 프로그램을 강력 추천했다.

많은 국립대들이 대학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사회와 상생에 힘쓰고 있다. 공동교육과정을 개발해 대학 구분 없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인적 및 물적 교류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타 대학 학생에게도 수업 선택권 ‘활짝’


충북대(총장 김수갑)를 포함한 충청권 8개 국립대는 ‘학사 교류 활성화를 위한 학점 교류 온라인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이 개설한 모든 과목을 다른 7개 대학 학생들이 온라인 수강으로 학점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학생들은 수강 선택권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학점 교류 기간 동안 교류 학교의 도서관 등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019년 처음 시작한 온라인 학점 교류는 첫 해 64건에서 2020년 76건, 지난해 150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2학기 타 대학 2곳의 수업을 수강한 B 씨는 ‘충청권 국립대학 공동 교육혁신센터’가 주관한 학점 교류 생생 후기 공모를 통해 “학점 교류 기회는 내가 속한 공동체와 시스템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에서 여기저기 부딪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경험하게 해 주는 기회였다”며 “대학생활에서 반드시 도전할 과제로 학점 교류를 추천한다”고 밝혔다.

진주교대(총장 유길한)와 대구교대, 부산교대 등 영남권 3개 교대는 지난해 9∼11월 교육·연구·자원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비교과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했다. 고등교육 공공성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련한 이 사업에는 3개 교대 재학생 16명을 포함해 교수, 교직원 등 총 3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ESD)에 관한 다채로운 강좌를 들을 수 있었다.

한국방송통신대(총장 류수노)는 자체 개발한 각종 온라인 콘텐츠를 다른 대학에 개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수업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관심을 모았고, 지난해에는 431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방해 4개 대학 131명이 참여했다.

○ 지역사회와 네트워크 구축해 ‘윈윈’ 행보


지난해 11월 6일 통영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에서 열린 진주교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등 3곳의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프로그램’ 수료식. 이들은 ESD 관련 강좌를 온·오프라인으로 총 20시간 수강했다. 진주교대 제공
지난해 11월 6일 통영지속가능발전교육재단에서 열린 진주교대, 대구교대, 부산교대 등 3곳의 ‘지속가능발전교육(ESD) 프로그램’ 수료식. 이들은 ESD 관련 강좌를 온·오프라인으로 총 20시간 수강했다. 진주교대 제공
국립대들은 대학뿐 아니라 지역사회와도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상생 협력을 꾀하고 있다. 청주교대(총장 이혁규)는 전국의 교사단체 및 연구기관이 함께 연구하고 실천 사례를 나누는 ‘청주교사교육포럼’을 개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7년부터 매년 1회 열리는 이 행사에는 500명 이상의 교사들이 참여해 학교와 수업에 관해 연구하고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현장 참여가 제한된 2020년에는 화상으로 ‘줌(zoom) 워크숍’을 열어 400여 명의 교사가 참여하기도 했다.

한국해양대(총장 도덕희)는 부경대,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부산해사고, 해기사협회, 해운협회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기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15차례에 걸쳐 예비 해기사 220명이 참여한 가운데 선박비상대응훈련과 선박주기관VR 교육을 실시했다.

전북대는 부산외국어대와 함께 아시아특수언어캠프를 마련해 전국의 학부생 및 대학원생, 일반인들에게 무료 언어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 각 2주일 내 50시간 동안 베트남어, 미얀마어, 태국어 등 6개 언어를 교육한다. 지난해 여름캠프에는 9개 대학 47명, 이번 겨울캠프에는 17개 대학 62명이 수강했다.

순천대(총장 고영진)는 지난해 3월 대학생과 시민들이 외국어를 학습하고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소규모 학습 공간, ‘글로벌 카페’를 만들어 개방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연수나 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외국인 간 문화교류 프로그램을 주기적으로 운영해 지역 주민의 국제화 역량을 높이고 소통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글로벌 카페에서는 원어민 강사가 영작문과 영문이력서 작성법을 지도하는 라이팅 클리닉(Writing Clinic), 그룹별로 영어토론과 영어 영상 시청을 할 수 있는 영어회화 클럽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시간과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2학기에는 국내 사찰과 전주 한옥마을 등의 문화체험을 내용으로 한 ‘버디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내·외국인 135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제교류의 날을 운영해 지역 주민 등 440여 명이 찾아오기도 했다.

글로벌 카페 사업을 총괄 기획한 천지연 순천대 국제교류교육본부장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외국어와 해외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었다”며 “코로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이론뿐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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