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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특별기고/정종철]“지역혁신거점 국립대학, 공유와 협력으로 위기 극복을…”

정종철 교육부 차관
입력 2022-02-08 03:00업데이트 2022-02-0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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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철 교육부 차관 특별기고
정종철 차관
미국의 대학교육 역사에서 큰 두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1862년 링컨 대통령 시절 모릴법(Morrill Act) 제정이다. 모릴법은 연방정부가 각 주정부에 서울 면적(약 605km²) 5분의 1 크기의 토지를 주고, 매각자금 등으로 대학 설립을 허용한 것이다. 이른바 국유지 무상양여 대학법으로, 이에 따라 미국 전역에서 106개 대학이 국유지를 무상양여 받아 설립됐다. 그 결과 대학이 미국 각 주의 근대화에 필요한 지식과 인재의 산실이 될 수 있었다는 게 후대의 평가다.

또 하나는 1944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제안한 제대군인 원호법(G.I. Bill)이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제정된 이 법으로 1947년 대학 입학생의 49%를 참전군인이 차지할 정도로 대학 문호가 크게 확대됐다. 미국이 오늘날 세계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의존형 재정구조로 △지속가능성과 생존 문제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따른 교육 내용과 교육 방식에 대한 혁신의 압박 △대학 고유의 사명과 역할, 사회적 위상 차원의 리더십 상실 우려 등 세 가지 파고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우리 대학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2019년 전국 국립대 총장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에서 해법을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각 지역의 국립대학이 지역 혁신의 거점이 돼야 하고, 지역 혁신은 지역 국립대로부터 시작된다는 확신을 갖도록 적극적 역할을 해 달라”며 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경제개발 초기 ‘1도 1국립대학’ 설립 정책 이후 각 지역 38개 국립대학은 경제발전 주역인 우수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해 왔다. 그러나 최근 국립대마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특히 인재와 산업, 각종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국립대학 위기는 지역 위기를 넘어 지역 소멸을 재촉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수도권과 비수도권 상생을 위해 국립대학이 지역 혁신 거점 기관으로서 대학에 축적한 인적·물적·지적 자원을 지역사회의 각종 공공기관과 산업체, 교육기관 등과 연계하는 노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국립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간, 대학과 지역사회 간 경계를 넘어서야 한다. 동행과 연결의 리더십과 지역 단위의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변혁을 주도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다양한 학습자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 혁신을 추동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둘째, 지식 생산과 고도화를 위한 학문 연구와 교류 기반을 지역사회에 대폭 개방하고 공유해야 한다. 셋째, 지역민 전 생애주기에 걸친 학습복지 실현을 위해 평생교육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실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 경로인 ‘의존형 변화’를 넘어 ‘파괴적 혁신’에 준하는 시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정부도 정책적, 재정적 지원을 위한 그간의 노력에 더해 국회 협조를 얻어 ‘국립대학법’을 조속히 제정하겠다. 국립대 위상 재정립과 이를 위한 재정 지원을 확충해 자율과 책임 원칙에 기반을 둔 변화와 혁신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다.


정종철 교육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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