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 감소에 두 목소리…“거리두기 풀면 안돼” vs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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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29일 1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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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방역지침 강화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의 상점이 불을 밝힌채 영업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정부 방역지침 강화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거리의 상점이 불을 밝힌채 영업을 하고 있다./뉴스1 © News1
정부가 오는 31일 발표할 예정인 사회적 거리두기 발표가 연장 쪽으로 무게가 실리자 찬반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방역이냐 생존권이냐를 두고 입장차가 크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방역을 위해 최소 2주간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단체는 생존권을 이유로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양측의 입장차는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차유행 감소세 초입 진입…위중증 등 일부 지표는 여전히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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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4차 유행은 감소세 초입으로 진입했다. 29일 0시 기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409명 발생했다.

1주 전 7455명, 2주 전 7849명, 3주 전 7173명과 비교해 2000명 안팎으로 크게 줄었다.

수요일 집계(화요일 발생) 확진자는 주말효과가 사라져 대체로 일주일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다. 하지만 이날은 12월 1일 5123명 이후 4주만에 처음으로 5000명대로 내려갔다. 다만 위중증 환자가 1151명인 역대 최다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1100명대를 나타낸 것은 방역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추이는 12월 16일부터 29일까지 최근 2주간 ‘7619→7434→7311→6233→5316→5194→7455→6917→6233→5841→5418→4206→3865→5409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 추이는 ‘7588→7399→7282→6170→5256→5136→7364→6854→6163→5767→5338→4124→3777→5283명’의 흐름을 보였다.

정부는 4차유행이 감소세 초입으로 진입한 것으로 평가했지만, 위중증 환자는 당분간 감소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위중증 환자와 치명률은 코로나19 확진 이후에 위중증으로 진행되고, 최악의 경우 사망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차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지금의 위중증 환자 추이는 1~2주 전 확진 상황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위중증 환자 고공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전문가들 “당연히 연장해야”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오는 31일 발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모처럼 코로나19가 감소세로 돌아선 만큼 거리두기 추가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희생 덕분에 코로나19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이 효과를 유지하려면 거리두기를 연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거리두기를 연장하지 않으면 다시 코로나19 확산세가 나타나고, 향후에 방역 과정에서 더 많은 희생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델타 변이가 유행하고 있지만, 2022년에는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이라며 “최소한 2022년 1월까지는 거리두기를 계속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지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로 돌아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금은 중증환자 병상 등 의료체계를 점검하고, 겨우 감소세로 돌아선 코로나19 상황을 더 안정화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이제 겨우 확진자가 줄고 있는데, 바로 거리두기를 풀면 상황은 더 나빠진다”며 “당분간 거리두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최재천 민간공동위원장 주재로 제6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전반적인 코로나19 위험 지표가 좋아졌지만 우려 요인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지금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화될 것을 염두에 두고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을 보였다.

◇소등시위까지 나선 자영업자들…“2년간 희생했는데 뭘 더 어떻게”

서울 서대문구 신촌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 ‘거리두기 강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스1 © News1
서울 서대문구 신촌 먹자골목의 한 식당에 ‘거리두기 강화’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스1 © News1
감염병 전문가들과 달리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방역 강화에 극도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유입되고 2년이 흐른 시점에서 더는 희생을 요구해서도, 그럴 여유도 없다는 정서가 팽배하다.

급기야 지난 27일부터는 소등시위에 나섰다. 이로 인해 간판 불이 꺼진 먹자골목은 어둠에 잠겼다. 정부가 영업 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지원금 100만원 지급을 시작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꼬치구이집을 운영하는 김모(41)씨는 “손님이 가장 많을 시간은 밤 9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가뜩이나 손님이 줄었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영업시간이 제한되다 보니 막막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 단체들 반발도 심상치 않다. 한국외식업중앙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7개 단체로 구성된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의 민상헌 공동대표는 “정부가 자영업자들한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으며, 정부의 정책을 더는 신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 공동대표는 “대형 마트나 백화점은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데 자영업자에게만 책임을 강요하면서 손실보상금은 쥐꼬리만큼 주고 있다”며 “정부가 영업시간·모임인원 등 제한을 완전히 풀고 손실도 100% 보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자총은 내년 1월4일 집단 휴업도 계획하고 있다. 오는 31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여부 발표와 별개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조지현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공동대표도 “전국 총궐기는 물론 정부 조치에 불응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가 감내할 범위를 넘어섰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피해가 없을 것이라는 정부 약속을 믿었는데, 참담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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