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위 5만원 수북…“나도 돈 찾자” 경찰, 시간 끌어 피싱범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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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7일 1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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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2시 28분경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연제경찰서 소속 정찬오 경감이 한 은행 현금인출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뉴스1
지난 15일 오후 2시 28분경 부산 연제구 연산동에서 연제경찰서 소속 정찬오 경감이 한 은행 현금인출기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부산 연제경찰서 제공) ⓒ뉴스1
35년 경력의 베테랑 경찰관이 현금인출기 위에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던 보이스피싱범을 현장에서 기지를 발휘해 붙잡았다.

17일 부산 연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2시 28분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접종하러 가던 정찬오 경감은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부산 연제구 연산동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20대 남성 A 씨가 5만 원권 지폐를 쌓아두고 입금하는 모습이었다.

정 경감은 A 씨가 주머니에서도 현금을 꺼내 입금하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범임을 직감했다.

그는 일단 112에 신고한 뒤 시간을 끌기 위해 현금인출기 문을 두드리며 “내가 급하게 돈을 찾아야 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을 입금하면 어떻게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A 씨는 당황해하며 입금을 멈춘 뒤 정 경감과 실랑이를 벌였다. 그동안 인근 지구대와 경찰서에서 출동한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보이스피싱 전달책 A 씨를 붙잡았다.

수사 결과 A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가로챈 2400만 원 중 200만 원을 현금인출기로 송금한 후 나머지 돈을 계속 보내려던 중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베테랑 경찰의 매의 눈으로 보이스피싱범을 붙잡고, 피해자의 소중한 돈도 돌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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