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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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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서 익명 독지가들 잇단 온정
제천서 19년째 연탄 2만장 기부… 괴산서는 기부금 든 편지봉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불우한 이웃을 위한 익명의 독지가들의 선행이 충북에서 이어지고 있다.

15일 제천시에 따르면 9일 사회복지과에 연탄판매업체의 연탄 보관증이 든 우편이 배송됐다. 이 보관증은 연탄 2만 장의 가격(1장당 720원)인 1440만 원어치의 값을 치른 영수증과 같은 성격이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독지가가 연탄을 구매하고 받은 보관증을 시청에 우편으로 보낸 것이다.

우편에는 ‘코로나19로 많은 분이 힘든 시기입니다. 미약하지만 따뜻한 연탄불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 분들께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라고 손수 적은 손편지(사진)도 함께 담겨 있었다.

제천시는 이 독지가가 2003년부터 해마다 이맘때면 연탄을 기부하는 동일한 ‘얼굴 없는 천사’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연탄을 거의 같은 업체에서 구매하고 우편으로 보관증을 전달하는 기부 방식이 같고, 기탁하는 연탄 수도 똑같이 2만 장을 보내기 때문이다.

제천시는 지역 내 연탄을 때는 어려운 형편의 50가구를 선정해 400장씩 전달할 계획이다. 시 희망복지팀 이주찬 주무관은 “꾸준한 선행에 깊이 감사를 드린다. 기부한 연탄을 잘 전달해 취약계층이 추운 겨울을 나는 데 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2일 괴산군 소수면 인근의 우체통에서 5만 원권 지폐 40장(200만 원)이 들어 있는 편지봉투가 발견됐다. 소수면장을 수신자로 한 봉투 안에는 현금과 함께 ‘힘들고 어려운 분들과 소년소녀가장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면사무소는 전달 방식이나 편지 글씨체 등을 토대로 2018년부터 해마다 선행을 실천하는 동일인으로 보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기부액이 100만 원 늘었다. 또 7일에는 괴산군 사리면에서도 익명의 기부자가 “저소득 아동 가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200만 원을 공동모금회를 통해 전달했다. 이 기부자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온정을 베풀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일상#사랑#충북#제천#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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