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 딸 중학생 11명에 보복 폭행당해 피범벅…도와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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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4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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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초등학생 6학년인 딸이 중학생 11명에게 보복 폭행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엄마의 사연이 공개됐다.

지난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등 6학년 여자아이를 11명이 보복 폭행한 사건입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사전동의 기준 100명을 넘겨 관리자가 공개를 검토 중이다.

초교 6학년 딸 B 양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밝힌 A 씨는 “퇴근 후 집에 도착해 저녁 준비를 하던 중 아이가 방에서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옷이 피범벅 상태였다”며 “옷에 피가 왜 묻었냐고 묻자 친구들과 다퉜는데 코피가 묻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상한 기운을 감지한 A 씨는 B 양에게 마스크를 내려보라고 했다. B 양의 얼굴엔 상처가 가득했다. A 씨는 “딸의 코와 입엔 피가 잔뜩 묻어 있었고, 코는 많이 부어 있었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아이에게 물었더니 집으로 오는 길에 언니, 오빠가 때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B 양이 폭행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6월 23일, B 양은 지나가던 남학생 두 명이 공유 킥보드를 타는 것을 보고 친구에게 “저거 타면 안되는 건데 미쳤네. 미친 X들이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를 들은 남학생들은 B 양을 아파트 놀이터로 데려가 무릎을 꿇린 채 머리를 때리며 사과를 종용했고, B 양이 사과하자 그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당시 B 양에게 “왜 오빠들에게 욕을 하니”라며 “다시는 그러지 말고 다른 길로 돌아 집에 와라”고 말했다고 한다.

사건으로부터 약 6개월이 흐른 지난 12월 7일, 귀가하던 B 양을 남학생들이 놀이터로 데려갔다. 그곳엔 세 명의 여학생과 여덟 명의 남학생이 모여있었다. 이들은 “얘가 맞아?” “맞다” 등 대화를 나눴고, B 양은 ‘그때 그 일로 잡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들은 B 양의 옷을 벗기려 했고, 담배 연기를 얼굴에 뿜거나 담배를 입에 갖다 대며 흡연을 강요했다. 옷에 침을 뱉고 머리를 잡아당기기도 했다. 또 B 양을 붙잡은 채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B 양이 쓰러지자 머리를 발로 차며 “일어나라”고 했다.

피가 많이 난 B 양은 울며 엄마에게 가고 싶다고 말했지만, 이들은 물티슈를 사와 B 양에게 묻은 피를 닦았다. 그런데도 피가 멈추지 않자 화장실에 가 얼굴을 씻고 와야 보내준다고 말했다. B 양은 상가 화장실까지 걸어가 얼굴을 씻고 나왔다고 한다.

A 씨는 “피 흘리며 걸어갔을 상가 화장실 가는 곳곳에 뿌려져 있던 아이 핏자국에 가슴이 녹아내렸다”며 “말라버린 피 묻은 마스크와 맞았던 자리의 핏자국을 보며 어떻게 이게 중학생 1학년 아이들의 행동일 수 있을까 억장이 무너져 내린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가해 학생 남학생 두 명만 인정했고 여학생들은 ‘걱정돼서 피를 닦아 준 거다’라고 주장한다”며 “촉법소년인 걸 알고 이렇게까지 잔혹하게 집단폭행을 가한 아이들이 벌을 받지 않는다면 또다시 피해 학생들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극악무도한 폭행이 우리 아이에게서 끝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파주경찰서 측은 자세한 사건 경위 등을 파악하기 위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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