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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사회

‘사전 검열’ 현실화에…“n번방 방지법 개정하라” 국민청원까지 등장

입력 2021-12-10 17:16업데이트 2021-12-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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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n번방 방지법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재개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페이스북 갈무리) © 뉴스1
카카오톡에서 동영상 파일을 오픈채팅방에 올릴 때마다 필터링 기능이 작동하고 있다. 10일 시행된 불법촬영물 필터링 때문이다. © 뉴스1
소위 ‘n번방 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및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10일 국내 메신저·커뮤니티 등에서 본격 시행되며 프라이버시 침해 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불법 성착취물 문제로 제정된 ‘n번방 방지법’은 디지털 성범죄물 유통 방지를 목적으로 웹하드사업자와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에 불법촬영물에 대한 기술적·관리적 조치 의무를 부과했다.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해 구글·메타(페이스북)·트위터 등 8개 해외 인터넷 사업자와 디시인사이드, 뽐뿌 등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대상이 됐다.

그간 유예기간을 거쳐 10일 불법촬영물 필터링이 시행면서 서비스 이용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반발이 나타나는 모양새다.

◇카톡 오픈채팅방 보니…업로드 동영상 모두 ‘사전 검토’ 후 업로드

불법촬영물등 기술적 식별 조치인 ‘DNA 필터링’에 대한 설명 (네이버 제공) © 뉴스1
이번 필터링 기술은 이메일이나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의 사적인 대화는 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 카카오톡의 경우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오픈채팅’에만 해당 기술이 적용됐다.

실제 카카오톡에서 오픈채팅방을 개설하자 ‘그룹 오픈채팅방에서 사진·동영상 전송 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를 비교·식별 후 전송을 제한하는 조치가 적용된다’는 경고가 가장 먼저 떴다.

이후 동영상 파일을 오픈채팅방에 올릴 때마다 필터링 기능이 작동했다. 동영상이 업로드되면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방심위에서 불법촬영물등으로 심의·의결한 정보에 해당하는지 검토중’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문제가 없는 동영상이라는 판단이 끝난 뒤에야 채팅방에 업로드됐다.

카카오톡뿐만이 아니다. 루리웹, 에프엠코리아 등 대형 커뮤니티들 역시 관련 공지를 띄우고 “업로드되는 파일 모두를 검사하고 필터에 걸릴시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한다”고 밝혔다.

◇“n번방 터진 텔레그램은 못막는 n번방방지법 개정해야” 국민청원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내 SNS와 커뮤니티에 대한 검열을 남발하는 ’n번방 방지법‘ 개정을 촉구합니다’ 청원은 지난 9일 청원이 시작된지 하루 만인 10일 현재 3561명의 동의를 얻었다.© 뉴스1
이같은 ‘사전 차단’이 현실화되자 국내 메신저 및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리며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국내 SNS와 커뮤니티에 대한 검열을 남발하는 ’n번방 방지법‘ 개정을 촉구합니다’ 청원은 지난 9일 청원이 시작된지 하루 만인 10일 현재 3561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국민들이 커뮤니티에 올린 모든 게시물을 검열하는 것은 어떤 목적이건 간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헌법 제18조에 명시된 ‘모든 국민은 통신의 비밀을 침해받지 아니한다’에 정면으로 위배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 법으로 규제받아야할 n번방 사건의 주범들은 해외 SNS인 텔레그램에 숨어서 범죄를 저질렀다”며 “n번방 방지법은 국내 SNS만을 단속하므로 이 법은 정작 막아야 할 제2의 n번방 사건을 전혀 막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꼬집었다.

◇이용자들 “사전 검열, 어디까지 갈지 몰라…中 만리방화벽도 그렇게 변했다”

중국은 황금방패 프로젝트(Golden shield project)를 통해 현재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운영하며 자국내에서 웹사이트와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검열하고 차단하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뉴스1
이용자들은 이번 불법촬영물 사전 필터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반발 중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지금은 불법촬영물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자료만 필터링에 들어가 있다지만, 나중에 무슨 이유를 붙여 어떤 내용을 더 차단할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이라며 “중국의 황금방패·만리방화벽도 국가안전을 내세웠지만 결국 공산당 마음에 안드는 건 모두 차단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황금방패 프로젝트(Golden shield project)를 통해 현재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운영하며 자국내에서 웹사이트와 콘텐츠를 광범위하게 검열하고 차단하는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르지 않는 해외 포털이나 메신저 서비스는 차단돼 중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다.

다른 이용자는 “불법촬영물 DB도 지난 2019년 ‘웹하드’에 사용하겠다는 명목으로 만들었는데 n번방이라는 핑계가 생기자 대번에 메신저와 커뮤니티까지 넓혀버렸다”며 “막상 텔레그램은 건드리지도 못하고 국내 기업만 규제에 나서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野 “헌법 침해 소지…제도 보완 입법 방안 마련”

이날 시행된 n번방 방지법 후속조치에 대해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n번방 방지법에 대해 “당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재개정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n번방 사건때 분노한 여론을 타고 통과된 이번에 이슈가 되고 있는 소위 n번방 방지법이라고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기준의 모호함에 더해 헌법 18조가 보장하는 통신의 자유를 심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실질적으로 n번방 사건에서 유통경로가 되었던 텔레그램 등에는 적용이 어려워 결국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국민의힘)도 “n번방 방지법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모든 온라인 커뮤니티의 사전 검열을 강제화했다”며 “긴급 토론회를 개최해 관련 제도를 보완하는 입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하 의원은 “관계 기관은 영상 정보를 직접 보는 게 아니고 AI 기술을 통해 일부 특정값만 추출하기 때문에 사생활 감시 등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모든 정보를 ‘잠재적 성범죄물’로 규정한 사고방식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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