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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영화관-공연장 미접종자 못들어가나”…방역대책 강화에 곳곳서 혼란

입력 2021-12-05 17:27업데이트 2021-12-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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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 ‘백신패스관 운영 안내문’이 걸려있다. . 2021.12.5/뉴스1 © News1
“어려서부터 심장질환이 있어서 백신 접종을 포기한 것인데 이제 저 같은 미접종자는 밖에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어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인 대학생 하모 씨(23)는 최근 정부의 ‘백신 패스’ 확대 방침에 대해 “연말 약속은 모두 취소하고, 밥은 혼자 먹어야 하나 걱정”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신종 변이 오미크론 확산으로 강화된 방역대책이 시행되면서 유흥업소 등 5개 업종에서만 시행됐던 백신 패스가 식당과 카페, 영화관, 공연장, 독서실, PC방 등 업종에도 적용된다.

영화관이나 공연장, 미술관 등 예매 관람이 일반적인 업계에는 미접종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공연장까지 백신패스가 확대된다는 정부의 방역 강화 발표 이후, 백신패스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하냐는 문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계도기간을 고려해 13일부터 적용된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티켓을 취소하시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역패스 확대보다는 병상을 확충하고 고령층 중환자를 줄이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방역패스가 효과를 보려면 다중이용시설에서 미접종자의 감염이 많다는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확진자 중 80%의 감염경로조차 모르는 상황”이라며 “더 강한 조치를 짧고 굵게 시행해 시간을 벌며 병상을 확보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위드 코로나를 맞아 귀국하려 했던 교민과 유학생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이모 씨는 최근 에티오피아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국하려던 계획을 세웠다가 뒤늦게 항공편 중단 소식을 접했다. 정부가 아프리카 지역의 유일한 직항편인 에티오피아 항공편에 대해 4일부터 2주간 운항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내가 검진을 받고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급히 비행기표를 끊었는데 3일 만에 입국을 포기했다”며 “2년간 코로나로 인해 한국에 가지 못해 아내 약이 다 떨어져 가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방학을 맞아 13일 입국할 예정인 미국 유학생 이모 양(17)은 예약해놓은 항공권을 취소해야 할 상황이다. 정부가 3일부터 백신 접종 여부를 불문하고 10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이 양은 “방학이 20일 뿐인데 10일 간 자가격리을 해야 한다면 한국에 들어갈 이유가 없다”며 “혹시나 미국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면 학업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고 말했다.

위드 코로나 이후 휴가를 내고 미뤄뒀던 해외여행을 준비하던 직장인 황모 씨(25)는 “코로나로 2년 만에 괌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공항 출발 약 5시간 전인 1일 저녁에 ‘해외 입국자 10일 간 자가 격리’ 보도를 접했다. 회사 복귀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김모 씨(29)는 지난달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잡아놨던 동창 모임, 회사 송년회 등 연말 약속을 모두 취소했다. 강화된 방역조치로 모임 인원이 6명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연말을 함께 보내기로 한 친구들, 회사 동료들과의 약속 5개를 모두 취소했다”며 “6명까지 모일 수는 있지만 애초에 다 같이 모이기로 한 상황에서 4명을 제외하는 것이 곤란해 아예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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