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 오지 생활불편 해소 위해 ‘희망복지 기동대’가 찾아갑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8일 03시 00분


전체 면적 72%가 산인 전남 곡성군… 교통 환경 열악하고 주민들 고령화
자원봉사자들 12년 동안 매주 방문… 칼갈이-농기계 수리 등 서비스 제공

전남 곡성군 희망복지 기동서비스 자원봉사자들이 11일 목사동면 대곡리를 찾아 홀몸노인 주택에서 전기 안전 점검과 수리를 해주고 있다. 곡성군 제공
전남 곡성군 희망복지 기동서비스 자원봉사자들이 11일 목사동면 대곡리를 찾아 홀몸노인 주택에서 전기 안전 점검과 수리를 해주고 있다. 곡성군 제공
전남 북동부에 자리한 곡성군의 면적은 547km², 주민 수는 2만7616명이다.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의 지맥(地脈)이 지나가면서 전체 면적의 72%가 산이다.

산이 많은 곡성군의 특성상 11개 읍면 273개 마을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산간 오지다. 군민 평균 연령은 52.9세지만 산간 오지 주민들은 70세 이상 고령층이 많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탓에 주민들은 농기계나 전기시설이 고장 나면 수리를 받기 어렵고 읍내 나들이도 쉽지 않다.

곡성군은 2008년부터 자원봉사자 등이 매주 산간오지 마을을 찾아가 주민의 생활 불편을 덜어주는 ‘희망복지 기동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0년 넘게 해오던 서비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됐다.

곡성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30여 명은 11일 목사동면 대곡마을을 찾았다. 이들은 농기계와 전기시설을 수리하고 마을회관 방역소독을 했다. 이동빨래방도 운영했다. 인기가 많던 한방진료 등 서비스는 코로나19 때문에 올해도 중단됐다.

전기 안전점검과 수리는 ㈜전경이 맡았다. 배운 대표(59)는 홀몸노인 가구를 방문해 노후한 전기스위치와 콘센트를 교체하고 누전차단기를 점검했다. 형광등을 효율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등으로 교체해 어둡던 집 안을 환하게 밝혀줬다. 25년 넘게 전기 분야에서 일한 배 대표는 2013년부터 희망복지 기동서비스에 참여해 주민의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배 대표는 “매주 희망복지 기동서비스에 참여하는 다른 봉사자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는데 주민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건넬 때 작은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칼을 갈아주는 서비스는 곡성 하늘빛교회 신도들이 맡고 있다. 이들은 마을 노인들이 칼갈이를 못해 불편을 겪는 것을 알고 2016년 칼갈이를 배운 뒤 희망복지 기동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안택성 씨(32)는 “곡성에 칼을 갈아주는 곳이 많지 않아 일부 주민이 전북 남원까지 간다는 말을 듣고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덜어드리기 위해 봉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손인자 곡성군 주민복지과장은 “12년 동안 400차례가 넘는 찾아가는 희망복지 기동서비스가 산간 오지 주민의 어두운 곳을 환하게 밝혀주는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희망복지#전남#산간 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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