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판 숙명여고’ 아들에게 시험 기출문제 건넨 교수, 항소심도 집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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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2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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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근무하는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에게 시험 기출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과학기술대 이모 전 교수(64)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신현석)는 13일 공무상 비밀누설 및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교수에게 원심 그대로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다 기각한다”며 “피고인의 주장과 여러 사정을 들어보았을 때 원심의 판결이 무겁지 않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4년 당시 이 교수는 아들이 수강하는 수업을 담당하는 같은 학과 A교수에게 “외부강의 필요하다”며 강의록과 기출 시험문제 및 수강생 채점 내역이 담긴 2년 치 강의 포트폴리오를 이메일로 받아 아들에 공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 받았다.

이 전 교수 측은 지난 7월 항소심 공판에서 “A교수에게 전달받은 자료에 강의 포트폴리오가 포함됐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전달했다”며 비밀누설에 고의가 없고, 포트폴리오가 공무상 비밀에 해당 되는지에 대한 사실오인과 양형 부당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혐의 사실과 관련해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며 “아들에게 이메일로 포트폴리오를 보낸 것은 중요한 간접증거와 정황증거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교무부장이었던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의 대학판이라고 불렸다.

이 사건은 2018년 10월 김현아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서울과기대에 편입한 이 전 교수의 아들이 아버지가 담당하는 8개 과목을 듣고 전 과목 A+학점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검찰조사에서 이 전 교수가 아들에게 직접 문제를 유출한 정황을 발견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전 교수는 지난 3월 학교에서 해임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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