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민주당 ‘예산안’ 정면 충돌…지방선거 전초전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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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7일 15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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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제303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2022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압도적인 서울시의회, 서울 구청장들과 연일 충돌하며 벌써부터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초전을 방불케 하고 있다.

7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오 시장이 지난 1일 시의회에 내년도 예산을 제출한 뒤로 정치적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시 바로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등 민간위탁·민간보조금 사업 예산 1788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832억원을 삭감했다.

TBS 라디오 출연자 김어준씨의 정치 편향성 논란에 “재정 독립”을 이유로 매년 TBS에 지급하던 출연금도 123억원가량 깎았다.

시의회 110석 중 99석이 민주당, 서울 자치구 25곳 중 24곳이 모두 민주당이다. 민주당을 필두로 시민단체까지 전방위적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라고 오 시장을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2년 예산안 기자설명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11.1/뉴스1 © News1

그러자 서울시는 지난 4일 2016년1월부터 올해 9월까지 6년간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지적한 사항을 30페이지에 걸쳐 낱낱이 공개하며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시의원들이 먼저 제기한 사항인데 이제와서 반대하는 것은 ‘이중 잣대’라는 것이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는 논리는 시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자가당착에 불과하다”고 저격했다.

이 같은 서울시의 반격을 시의회는 ‘전쟁 선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시의회는 곧장 논평을 내고 “아전인수식 회의록 발췌로 마치 민주당 시의원들이 협치·자치사업의 무조건 폐기를 주장했다는 양 호도하고 있는 서울시 대변인의 황당한 주장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 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이례적으로 지나치게 정치적인 성명을 냈다”며 “국토부가 국회를 상대로 ‘왜 딴소리 하냐’고 성명을 낸 꼴이 아닌가. 서로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너무 자극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의회의 반발에도 서울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시의회 민주당 논평에 대해 “왜 갑자기 입장이 바뀌어 문제점들이 제기된 서울시의 특정 민간위탁금 수탁단체, 특정 민간보조금 수령단체의 편에 서서 대변하는지 의문”이라고 추가 공격하기도 했다.

오 시장 입장에서는 내년 3월 대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으로서 존재를 각인시키기 위해 정쟁을 피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대선 결과에 따라 6월 지방선거 판세에도 영향이 큰 만큼, 여론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낫다고 봤을 여지가 크다.

10년 전 자신을 물러나게 한 것도 시의회이다보니 좋은 감정만으로 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 않겠냐는 해석도 있다. 내년 6월 서울시장을 비롯해 시의회, 구청장까지 새 판이 짜이는 만큼 이번 예산 편성 과정에 지나치게 굽히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안 심의가 기본적으로 정치의 과정인데다 서울시장과 시의회의 정당이 달라지면서 유난히 시끄러운 듯 하다”며 “연말까지 이런 정쟁이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서울시가 오히려 앞장서 정치화하는 것 같아 보기 좋지 않다”며 “주변의 모든 반대 의견에는 눈 감고 정해진 목표를 향해 직진하는 전형적인 ‘정치인 오세훈’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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