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자치분권 2.0’ 시대…“지역주민이 주인공 되는 지방자치 만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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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 우수한 주민자치-정책 사례 소개
전국 주민대표 200여명 참여 눈길… ‘지방자치·균형발전 박람회’ 개막
내달까지 온라인 전시관서 진행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자치분권 2.0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에서 김부겸 국무총리,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자치분권 2.0 관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1991년 지방의회 선거가 시작되면서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중앙에 집중됐던 권한 상당수는 각 지자체로 분산됐다.

정부의 다음 목표는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 실현이다. 이른바 ‘자치분권 2.0’ 시대의 개막이다. 자치분권 2.0은 그동안 목표로 삼았던 중앙의 권한과 재원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자치분권 1.0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각 지자체의 주민이 중심축이 돼 중앙과 지방이 협력하는 시대를 열자는 취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기존 중앙정부의 권력이양 수준을 넘어 주민과 지방의회가 각 지자체의 중심이 되는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라면서 “자치분권 2.0이 실현되면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주민 중심의 생활자치로 전환
지난달 29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행안부 주최로 진행한 ‘제9회 지방자치의 날’ 기념식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제한된 인원 50명만 참석했다. 지방자치의 날(10월 29일)은 지방자치에 대한 성과를 알리기 위해 2012년 지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지방의회 구성의 근거를 담은 현행 헌법의 개정일인 1987년 10월 29일을 기념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올해 행사에서 눈길을 끈 건 주요 인사들이 아닌 행사에 참여한 전국 200여 명의 주민대표였다. 통장 등 주민자치위원회 소속부터 지역공동체 자원봉사자까지 지역현장에서 실무 업무를 담당하는 이들이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으로 진행한 행사이기는 했지만 정부가 주관하는 공식행사에 주민 참석 비율이 늘었다는 점은 자치분권의 측면에선 큰 의미가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그동안 여러 행사가 지방자치단체장과 주요 직책에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는데 이번 행사에는 주민들의 참여가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지방자치가 단체장 중심이 아닌 주민 중심의 생활 자치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했다. 지방자치의 날 유공 정부포상을 받은 사람도 주민자치위원, 이·통장 등 일선 현장에서 기여한 일반인 비율이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지난 30년간 정부와 자치단체, 그리고 지방의회와 주민이 한마음으로 노력해온 결과 자치분권 2.0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면서 “32년 만에 이뤄진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자치분권의 제도적 기반을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법률안은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주민참여 확대와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이다.

올해 지방자치의 날 행사 현장에선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지방4대협의체장과 함께 ‘자치분권 2.0 울산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는 “중앙과 지방은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주민이 적극적으로 지역문제 해결에 참여하여 명실상부한 주민자치와 주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등 자치분권 실현에 대한 의지가 담겼다.

행안부 장관과 주민들 간 간담회도 눈길을 끌었다. 간담회에선 코로나19 방역, 마을 꾸미기 사업 등 주민투표 등을 통해 성과를 낸 경기 성남시 단대동 등 우수 주민자치 사례 등도 소개됐다.

● 지방자치·균형발전 박람회 12월까지 진행

정부는 지난달 26일부터 나흘간을 지방자치-균형발전 주간으로 정하고 그동안 따로 개최하던 지방자치박람회와 균형발전박람회를 함께 개최했다.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의 연결성과 그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겠다는 취지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은 국가발전의 중요한 두 축”이라면서 “자치분권을 통한 균형발전 사례 등 시너지를 일으킨 다양한 사례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각 지자체의 다양한 성과가 담긴 지방자치·균형발전 박람회는 12월까지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누구나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전시관은 행안부 6개 정책관, 17개 시도별 전시관 등 23개 전시관으로 구성됐다. 대표적으로 서울(서울비전 2030 핵심과제 소개), 부산(15분 도시, 그린스마트도시), 경기(자치경찰, 주민자치 등 자치분권 관련 소개) 등의 향후 정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지방의회 부활 30주년 특별관, 코로나19특별관 등 지방자치 관련 다양한 내용들을 볼 수 있다. 박람회 기간 동안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온라인 이벤트 등 행사도 진행된다.

전 장관은 “올해는 지방의회가 다시 열린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자 자치분권 2.0시대의 원년”이라며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주민 중심 자치분권 2.0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자치분권 2.0#지방자치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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