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1주일 뒤 ‘수능’ 불안…“후속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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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0월 14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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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2월3일 서울 중구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지난해 12월3일 서울 중구 한 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11월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with Covid19)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계 일각에서 방역 완화로 인해 11월18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시점을 수능 이후로 미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지만 방역당국은 이를 고려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다만 전국에서 50만여명이 응시하는 최대 규모 시험인 만큼 원활한 시행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4일 교육계에 따르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8일 ‘위드 코로나 시기를 수능 뒤로 미뤄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이날 낮 12시 기준 41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분명히 확진자가 증가할 텐데 애써 준비한 수험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수험생이) 백신을 맞았다고 하나 돌파 감염도 많고 수능 이후 대학별 고사는 (확진 시) 구제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전날(13일) 제1차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를 열고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채비에 들어갔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는 25일로 예상되는 전 국민 70% 백신 접종 완료 이후 항체 형성 기간을 고려해 11월9일쯤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15일 발표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에 따라 이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수능이 가지는 사회적 중요성을 고려하면 위드 코로나 시작 시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 한 고등학교 진학 담당 교사는 “수능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 이·착륙까지 금지할 만큼 국민의 관심과 사회적 영향이 크다”며 “국민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수능 이후로 위드 코로나를 미루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능은 확진자도 치를 수 있지만 이후 대학별 고사는 확진자 응시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확진자·자가격리 수험생이 늘어나면 수능·대학별 고사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이날부터 전국 교원을 상대로 위드 코로나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대한 찬반 여부와 이유, 시행 시기를 수능 이후로 미루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신현욱 교총 정책본부장은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있겠지만 소상공인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위드 코로나를 늦춰달라고 요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도 “싱가포르도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고 학교도 원격으로 전환되는 등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능을 고려해 위드 코로나 시작 시점을 조정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능 같은)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기보다는 예방접종률과 방역 상황을 보면서 (위드 코로나) 시기를 특정하는 게 좀 더 맞을 것”이라며 “(수능까지) 감안하면서 들어가기에는 전반적인 사회 피로도나 서민경제 애로가 크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능을 이유로 위드 코로나 시기를 늦춘다면 소상공인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며 “수험생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이 적고 돌파 감염이 생기더라도 젊은 층은 증상이 거의 없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위드 코로나 시행 시기 조정이 어렵다면 원활한 수능 시행을 위한 추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12월3일 수능 시행 일주일 전인 11월26일부터 전국 모든 고등학교의 등교를 중단하고 모든 학년을 원격으로 전환 조치한 바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수험생과 가족 등이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 방역에 힘 쓰는 수밖에 없다”며 “고3은 위드 코로나 시행 시점에 맞춰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고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재택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책도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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