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완료 2040 드물어… 3인이상 모임 거의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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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백신 인센티브 첫날 표정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연장된 첫날인 23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 테이블에 ‘밤 10시∼새벽 5시 사용이 불가하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고 파라솔도 접혀 있다. 이날부터 수도권 등 거리 두기 4단계 적용 지역에서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1시간 단축됐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 2명을 추가하는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4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해졌다. 뉴스1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연장된 첫날인 23일 서울의 한 편의점 앞 테이블에 ‘밤 10시∼새벽 5시 사용이 불가하다’란 안내문이 붙어 있고 파라솔도 접혀 있다. 이날부터 수도권 등 거리 두기 4단계 적용 지역에서 식당, 카페의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1시간 단축됐다. 다만 백신 접종 완료자 2명을 추가하는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4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해졌다. 뉴스1
“저희 백신 접종 완료 인증할게요. 쫓아내지 마세요.”

23일 오후 5시 반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의 한 갈빗집. 20대 남녀 3명이 식당에 들어오면서 “저희는 오후 6시 이후에도 2명 이상 모임이 가능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업주 황모 씨(40)는 “따로 안내하지 않아도 손님들이 알아서 백신 접종 인증 서류들을 챙겨와 저도 관련 내용을 숙지해 뒀다”고 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황 씨 앞에서 접종 인증을 한 뒤 자리에 앉았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2주간 연장된 가운데 수도권과 대전, 부산, 제주 등 4단계가 적용되고 있는 일부 비수도권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오후 6시 이후에도 식당과 카페에서 최대 4명까지 모일 수 있는 ‘백신 인센티브’가 이날부터 적용됐다.

하지만 자영업자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영업시간 1시간 단축으로 손님이 줄어든 상황에서 ‘백신 인센티브’ 시행으로 매출 손실을 만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주 이용객인 20∼40대의 백신 접종률이 아직 낮아 당장 손님이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날 오후 6시 이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 골목의 카페 36곳 가운데 한 테이블에 손님이 3명 이상 앉아있는 가게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후 6시부터는 2인만 가능하다’는 기존 안내문이 그대로 붙어 있는 곳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의 식당 종업원 김모 씨(38)는 “4인 이상 모임이 가능하냐는 예약 문의도 있었지만 반대로 영업시간이 한 시간 줄었다며 예약을 취소한 손님도 있었다.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부 방문객은 ‘백신 인센티브’ 관련 규정을 정확히 숙지하지 않고 식당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렸다. 오후 6시 10분경 종로구의 한 고깃집을 찾은 50대 직장인 남성 3명은 가게 앞에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내밀었지만 업주로부터 “2차 접종까지 끝내고 14일이 지나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당혹스러워했다. 2명은 미접종 상태이고, 나머지 한 명은 1차 접종만 끝낸 상태여서 합석이 불가능했다.

방문자들의 백신 접종 완료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가게도 있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 주인은 “손님들에게 주민등록증 검사하듯 하기도 부담스럽다”며 “60대 이상 노인들은 접종 확률이 높을 테니 그냥 받고, 젊은층은 무조건 2명만 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미뤄 왔던 약속을 다시 잡으려고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더 늘어나면 인센티브가 축소될 수 있으니 하루라도 빨리 약속을 잡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영업사원 박모 씨(37)는 친구 2명이 들어와 있는 단체 카카오톡방에 “25일이나 9월 2일 중 하루를 무조건 골라야 된다”는 글을 남겼다. 친구 1명이 6월 얀센 백신을 접종해 ‘백신 인센티브’ 대상자로 분류됐다는 사실을 알고 급히 저녁 약속을 제안한 것이다. 이날 오후 6시를 전후해 서울 종로와 신촌 등 식당에는 3, 4명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접종완료#3인이상 모임#백신 인센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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