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탄 승용차 고의로 들이받은 40대 가장…사고 후 장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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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8월 13일 13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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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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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양육권 문제로 다투다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의 승합차로 아내와 딸, 장모, 장인이 함께 탄 승용차를 고의로 들이받은 40대가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성주)는 특수상해, 상해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씨(41)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12일 오후 6시 30분께 전북 익산시 한 아파트 앞에서 아내와 딸, 장모, 장인이 타고 있는 승용차를 자신의 승합차로 들이받아 이들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범행으로 차에 타고 있던 아내와 딸, 장모는 전치 2~8주간의 상해를 입었다. 또 사고 승용차에 같이 타고있던 장인 B씨는 약 한 달만인 6월 4일 뇌내출혈에 의한 뇌간기능부전으로 병원 치료중 사망했다.

수사기관은 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씨가 사망했다고 보고 상해치사 혐의도 적용했다.

조사결과 이날 A씨는 딸의 양육권 문제로 피해자들과 말다툼하다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딸 양육권을 빼앗기는 것 같아 화가 나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치료받은 병원의 사실조회 회보서에 의하면 A씨의 범행으로 인해 B씨가 사망했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며 상해치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단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아내와 딸, 장인, 장모가 탄 승용차를 들이받아 이들에게 상해를 입힌 점은 죄질이 좋지 않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사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의 이유로, 피고인은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도 A씨의 범행과 B씨의 사망이 인과관계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심과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면서 축소사실인 ‘특수폭행의 점’만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피해자를 치료했던 병원도 B씨의 뇌출혈이 A씨의 범행으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명확히 밝혔던 점에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이 중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단지 화가 난다는 이유로 자신의 차로 아내와 딸 장모, 장인이 타고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았다”며 “자동차 사고의 위험성과 피해 정도의 예측 불가능성 등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점 등에 비춰 원심의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전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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