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출신 박상진 의사, 서훈 등급 격상운동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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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공적 제대로 평가해야”
유관순 열사 1등급 상향조정 계기
울산시 등 범시민서명운동 펼쳐

송철호 울산시장이 초대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박상진 의사의 서훈 등급을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해 줄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송철호 울산시장이 초대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박상진 의사의 서훈 등급을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해 줄 것을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에 참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초대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고헌 박상진 의사(1884∼1921)의 서훈 등급 격상 운동이 고향 울산에서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박 의사에게 추서된 훈장은 건국훈장 독립장. 건국훈장은 서훈 1등급인 대한민국장과 대통령장(2등급), 독립장(3등급), 애국장(4등급), 애족장(5등급) 등 5등급으로 구분된다. 대한광복회 총사령을 지낸 박 의사가 받은 훈장은 서훈 3등급인 반면 부사령을 지낸 김좌진 장군(1889∼1930)은 서훈 1등급인 대한민국장이다. 울산시와 (사)우리역사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박 의사의 서훈 등급을 1등급으로 상향해 줄 것을 촉구하는 범시민서명운동을 6월부터 펼치고 있다.

박 의사의 서훈 등급 상향 운동은 10여 년 전부터 시작되다 2019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정부가 충남도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관순 열사(1902∼1920)의 서훈 등급을 3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울산 북구의회는 ‘고헌 박상진 의사 서훈 등급 상향을 위한 상훈법 개정 촉구 결의문’을 채택하고 국가보훈처에 전달했다. 보훈처는 “‘동일한 공적에 대해서는 훈장 또는 포장을 거듭 수여하지 아니한다’는 상훈법 제4조에 따라 1963년 추서된 박 의사의 서훈 등급 조정을 위한 재심사는 불가능하다”고 불가 회신했다.

이에 울산시 등이 나서 상훈법 개정을 위한 범시민서명운동을 벌이는 것이다. 이달 말까지 시민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 다음 달 국가보훈처에 서훈 등급 재심의 요청서와 서명부를 전달할 계획이다. 지난달 13일 서명에 동참한 송철호 울산시장은 “박 의사의 공적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안타깝다”며 “이번 서명운동을 계기로 박 의사의 공적이 널리 알려지고 서훈 상향 조정 운동에 많은 시민이 동참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울산시는 박 의사 순국일(8월 11일) 전후인 9일부터 15일까지를 ‘박상진 총사령 순국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선포했다. 기념주간에 독립운동 공적 재조명, 박 의사 발자취 따라 걷기, 박 의사 브랜드화, 순국 100주년 위상 제고 등 4대 분야 26개 사업을 추진한다.

추모 행사로는 창작뮤지컬 ‘고헌 박상진’ 공연이 이달 갈라 공연에 이어 11월 30일과 12월 1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뮤지컬 ‘고헌 박상진’은 비밀 연락 거점이었던 상덕태상회를 중심으로 군자금을 모집하고 일제 부역자를 처단하는 광복회원들의 독립운동 전개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박 의사는 1884년 울산 북구 송정동 승지 박시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10년 양정의숙을 졸업한 박 의사는 졸업 후 법관 시험에 합격했지만 “독립운동가를 내 손으로 단죄할 수 없다”며 임용을 거부했다. 1916년 노백린 김좌진 등과 함께 국내 최대 독립군 단체인 대한광복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항일투쟁을 벌였다. 광복회는 부호에게서 군자금을 기부 받아 독립운동 자금으로 사용했다.

만주 지역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위한 학교를 세워 운영하고 해외에서 무기를 구입해 일본인 고관이나 한국인 친일 인물들을 수시로 처단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박 의사는 이 강령에 따라 독립운동 자금 모집에 협조하지 않은 친일파 부호 장승원 양재학 서도현을 사살하는 등 친일파 근절을 위해 노력했다. 일경에 수배를 받던 박 의사는 국외로 탈출하려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돌아가다 1918년 2월 체포돼 1921년 8월 11일 37세의 나이로 대구형무소에서 사형을 당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박상진 의사#서훈 등급 격상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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