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해범 입건된 상태로 범행…경찰 보호망 뚫렸나

뉴스1 입력 2021-07-20 12:48수정 2021-07-20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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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공모해 옛 연인의 중학생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남성 A씨가 도주 하루 만인 19일 오후 8시57분쯤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A씨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예“라고 말했지만, ‘범행 동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유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2021.7.20/뉴스1© 뉴스1
신변보호 요청에도 제주에서 중학생이 어머니의 전 연인과 그 지인에 의해 무참하게 살해되며 경찰의 보호 조치가 적절했는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자 가족과 동거하며 사실혼 관계에 있던 주범이 이미 이달 초 폭행 등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상태로 드러나 경찰의 감시가 허술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2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피해자 A군(16)의 어머니는 유력 용의자로 검거된 전 연인 B씨(48)를 지난 2일 가정폭력으로 신고하며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이에 경찰은 B씨를 입건하고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2호, 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한 접근을 금지하는 3호 긴급임시조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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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초 신고 당시 B씨가 도주하며 신병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경찰 수사망을 피해가던 B씨는 지난 18일 오후 3시쯤 제주시 조천읍 조천리 자택에서 지인과 함께 A군을 살해하기에 이른다.

당일 오후 10시51분쯤 귀가한 어머니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A군 시신에서 타살 흔적을 발견하고 즉각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이 용의자 2명의 행적을 포착한 것은 경찰이 직접 설치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였다.

사건 당일 오후 3시쯤 B씨와 공범 C씨(46)가 옆집 담벼락을 밟고 올라서 주택 다락방으로 침입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19일 오후 제주 중학생 살해사건 현장인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 CCTV가 설치돼 있다.2021.7.20/뉴스1© 뉴스1
A군 자택에 설치된 이 CCTV 2대는 신변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이 8일과 16일 각각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CCTV를 설치하고, 범행 당일 주택 일대를 순찰하기까지 했으나 경찰은 끝내 이번 살인사건을 막지는 못했다.

또 신변보호요청자에게 지급되는 스마트워치 역시 A군에게는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스마트워치는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 중 하나로, 신변보호 대상자가 위급할 때 응급버튼을 누르면 경찰 112 상황실과 담당경찰관에게 즉시 연락이 간다.

A군 가정에 총 3대의 스마트워치가 보급됐으나 1대는 A군 어머니, 2대는 어머니의 오빠인 A군 삼촌 가족이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신고 당시 스마트워치 재고가 부족해 어머니에게만 한 대를 지급했고, 이후 삼촌 가족 역시 신변 위협을 느낀다고 해 그쪽에 2대를 추가 지급했다”며 “일차적으로 신청자 기준이라 신청한 삼촌에게 배부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A군 어머니 명의로 신청된 신변보호 요청이지만 가족 구성원인 A군까지 같은 보호를 받는다고 설명했으나 휴일 대낮에 10대 학생이 목숨을 잃는 끔찍한 범행이 일어났다.

경찰 관계자는 “같은 가족 구성원이면 같은 보호를 받고, 임시조치도 접근금지가 이뤄지는 부분이라 A군도 (신변보호 조치에) 포함된다”며 “제도권 내에서 최대한 노력했지만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사건 이튿날인 19일 0시40분쯤 제주시 모처에서 C씨를 긴급 체포한 데 이어 오후 7시26분쯤 제주시내 한 숙박업소에서 B씨 역시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와 A군의 어머니는 한때 연인사이로, 사실혼 관계였으나 이별 전후로 사이가 급격히 틀어졌다.

경찰은 B씨가 이별을 통보한 A군 어머니에 앙심을 품고 범행 대상을 A군으로 특정, 계획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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