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강서구 일가족은 기초수급자… 母子, 병마-가난 고통

이소정 기자 입력 2021-07-07 03:00수정 2021-07-0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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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서 생계비 등 지원받았지만 밀착 관리 ‘고위험 가구’선 제외
1인 아닌 2인 가구라 해당 안돼
전문가 “지역 돌봄, 더 촘촘해야”
서울 강서구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강서경찰서와 동주민센터 등에 따르면 전날 다세대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가족 3명 중 어머니와 아들 A 씨는 구청이 관리하는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주거급여를 받아왔다. 모자와 함께 시신으로 발견된 친척 여성 역시 다른 지자체에 등록된 수급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30대 중반인 아들 A 씨는 관절 류머티즘(류머티스 관절염)을 앓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미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류머티스 관절염은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불편함을 겪지만 한국에서는 장애 등급 판정을 받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A 씨의 어머니는 우울증을 앓고 있었고, 최근 어깨 부상으로 긴급 의료비 지원을 받아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 모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분류돼 구의 지원을 받았다. 맞춤형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부양 의무자가 없는 저소득 가구 등 열악한 처지에 놓인 가구에 생계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젊고 근로 능력이 있으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은데 A 씨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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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혜택을 받는 가구들 가운데 고독사 위험이 있는 홀몸노인이나 지병을 앓는 1인 가구 등은 ‘고위험 가구’로 분류돼 지자체의 집중 관리를 받는다. 하지만 A 씨 모자는 2인 가구여서 고위험 가구에 해당하지 않았다는 게 관할 동주민센터의 설명이다. 동주민센터 관계자는 “A 씨 가족을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게 올해 4월에 쓰레기봉투를 전달하기 위해 집 앞에 방문했을 때였다. 당시 이상 징후는 없었다”고 했다.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취약계층이 더욱 고립될 수 있다며 지원 대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사회복지관장은 “강서구 모자의 경우 기초수급급여 지원은 이뤄졌지만 사회적 관심에서 소외됐던 것으로 보인다. 이들을 위한 지역사회의 돌봄 체제가 보다 촘촘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A 씨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경위와 시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강서구#지역 돌봄#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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