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로비 의혹 수산업자 “포항 고급펜션서 성접대” 진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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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산업자 진술 진위 파악 나서…내사중이던 총경, 입건뒤 대기발령
“부장검사에 준 시계는 스위스 명품…엄성섭 TV조선앵커엔 아우디 제공”

검찰 및 경찰 간부 등에 대한 수산업자 김모 씨(43·수감 중)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1일 경찰대 출신의 총경급 간부 A 씨에 대한 내사를 수사로 전환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경북 포항에서 근무 중인 A 총경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김 씨가 친분이 있다고 밝힌 A 총경을 내사해 온 경찰은 A 총경이 김 씨로부터 한 번에 100만 원, 1년에 300만 원이 넘는 금품 등을 받은 단서를 확보하고 A 총경을 피의자로 전환했다. 경찰은 경북 지역의 경찰서장인 A 총경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기 곤란하다고 보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에 앞서 A 총경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의 부탁으로 올해 2월과 3월 포항에서 두 번 식사를 했다. 한 번은 내가 계산하고, 다른 한 번은 김 씨가 샀다. 이후로 만난 적이 없다”며 “부정한 거래가 오갈 정도로 밀접한 사이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찰은 최근 부장검사에서 부부장검사로 강등된 B 검사에게 김 씨가 고급 시계를 포함해 2000만∼3000만 원의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 중이다. B 검사가 김 씨로부터 받은 시계는 수백만 원대의 스위스 고급 시계 브랜드 제품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 씨가 TV조선 엄성섭 앵커에게 아우디와 K7 차량 등을 제공했으며, 엄 앵커가 이 차량을 타고 다닌 것으로 보고 엄 앵커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지난달 30일 프로그램 진행을 중단한 엄 앵커는 “관련 의혹이 모두 사실이 아니며 범법 행위는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가 올 4월 116억 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 수감된 직후 경찰은 김 씨로부터 “포항의 한 고급 펜션에서 친분 있는 지인에게 성 접대를 한 적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해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 이 펜션은 하루 숙박비가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은 김 씨가 고급 펜션을 빌린 시점과 이 펜션에 누가 출입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해 5월 농구 관련 단체 회장으로 취임한 뒤 고향인 포항시를 찾아가 대회 개최를 위한 억대의 예산을 요청했다. 포항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김 씨의 요구를 거절했지만 김 씨는 주변에 “포항시와 긍정적으로 논의가 됐다. 세부 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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