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수학 6문항, 고교수준 벗어나…공교육으로 대비 불가”

뉴스1 입력 2021-06-29 13:46수정 2021-06-29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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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네 번째)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걱세 제공) © 뉴스1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진 첫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주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수학영역에서 모두 6개의 문항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출제되면 공교육 만으로 대비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선행교육규제법) 적용 대상에 수능까지 포함되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2022학년도 수능 6월 모의평가 수학영역의 교육과정 준수 여부 분석 결과 및 수능 출제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 3일 치러진 고3 대상 6월 모의평가 수학영역 모든 문항을 현직 교사와 교육과정 전문가 등 15명이 3주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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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공통과목 22문항과 선택과목 중 미적분 8문항, 기하 8문항, 확률과통계 8문항 등 총 46개 문항 가운데 6개 문항(13.1%)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났다는 판정이 나왔다. 공통과목 3문항과 미적분 3문항 등이다. 확률과통계와 기하에서는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이 없었다고 판정했다.

공통과목 13번 문항은 수열의 합을 나타내는 기호 표현이 ‘수학Ⅰ’ 교과서에 등장하지 않으며 ‘자연수의 거듭제곱의 합과 수열의 합이 간단한 것만 다룬다’는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및 유의사항에서 규정한 내용을 위반한 것으로 판정했다.

공통과목 14번 문항은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및 유의사항에서 규정한 ‘미분가능성과 연속성의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는 규정을 어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풀이 과정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을 다루고 있고 삼차함수 f(x)를 이용해 함수 g(x)의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 복잡하다고 평가했다.

‘킬러문항’으로 꼽혔던 공통과목 22번 문항에 대해서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9차방정식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풀이 과정에서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함수방정식’을 포함하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선택과목의 경우 미적분에서만 전체 8개 문항 가운데 28·29·30번 등 3개 문항(37.5%)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28번 문항의 경우 삼각함수의 극한을 구하는 문제다. 교육과정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사항에는 ‘삼각함수의 극한은 삼각함수의 도함수를 구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간단히 다룬다’고 명시돼 있으나 고도로 복잡한 함수식을 다루고 있다고 평가됐다.

29·30번 문항의 경우 주어진 변수가 2개인 ‘이변수함수’를 제시했는데 이는 대학 교재인 ‘대학미적분학’에서 학습하는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강 의원과 사걱세는 “학교 교육만으로 도저히 대비할 수 없는 문항이 출제돼 학생과 학부모에게 깊은 좌절감을 주는 일이 반복됐다”며 “여전히 고등학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으며 지난 3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도 어려웠다는 사교육기관의 총평이 이어지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행교육규제법을 개정해 수능을 적용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행교육규제법은 ‘학교·대학 입학전형의 경우 국가, 시·도 학교가 정해놓은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 ‘국가 및 지자체는 국가가 정한 교육목표와 내용에 맞게 학교가 교육과정을 편성·운영하고 공정하게 학생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해야 한다’ 등 의무가 규정돼 있다.

다만 수능에 대해서는 법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강 의원과 사걱세는 “학생·학부모·교사·강사가 이구동성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해도 수능은 선행교육규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법원이 모르쇠로 일관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며 “국회에도 초당적 협력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항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적합성을 따져서 출제하고 검토 과정에서도 이상이 없을 때만 문항이 성립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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