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학기 대면수업 늘린다…10월부터 동아리모임-축제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6월 24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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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기부터 대학 캠퍼스의 문이 열린다. 교육부는 24일 ‘2021학년도 2학기 대학의 대면활동 단계적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전 국민의 70%가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9월 말을 기점으로 대학의 대면 수업과 학생자치활동, 학내 행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에 발맞춰 대학의 일상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 10월부터 대면수업 확대, 축제도 허용
“2학년들이 스스로 ‘미개봉 중고’라고 불러요. 올해 처음 팀프로젝트 해봤다고 ‘드디어 고딩 티를 벗은 것 같습니다’ 하더라고요.” (서울 A대 교수)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시작 이후 전국 대학은 최근까지도 비대면 수업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전체 대학 10곳 중 9곳(93%)은 대면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했다고 응답했지만 대면수업 비중이 극히 적어 사실상 비대면수업에 가까운 곳이 많다. 서울지역 주요 대학 상당수가 올 1학기에도 전체 비대면을 원칙으로 수업을 운영했고, 시험도 비대면으로 치렀다. 일부 실험·실습·실기가 필요한 과목이나 소규모 강좌만이 대면 형태로 열렸다. 동아리 활동 등 학내 활동은 전면 제한됐다.

이날 발표된 교육부 방안에 따르면 이 같은 제한적 대학 교육은 2학기부터 바뀔 예정이다. 먼저 국민의 70%가 1차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9월 말 이전까지는 우선적으로 실험·실습·실기 수업과 20명 이하의 소규모 수업부터 대면으로 진행한다. 이런 형태의 수업은 전문대에 특히 많기 때문에 엄격한 방역 하에 전문대의 대면수업을 먼저 확대한다.

전 국민 70% 1차 접종이 완료된 이후인 10월부터는 대면수업을 더 늘린다. 교육부는 “접종 상황과 거리두기가 가능한 강의실 상황 등을 고려해 대면수업 확대 정도는 대학 자율로 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기부터는 방역지침만 준수하면 수업 외 동아리 활동, 대학 축제 등 학내 활동도 별도의 제한 없이 운영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날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은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발표에 나선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대학생은 활동 폭이 크고 연령대별 누적 확진자도 20대가 2위라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 대부분 ‘비대면 병행’으로 2학기 시작할 듯
그럼에도 이 같은 권고를 내 놓은 것은 대학 교육을 더 이상 이대로 가져갈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수업 부실 논란에 학생들의 등록금 환불 요구가 이어져왔고, 휴학을 한 학생도 많아 대학들의 재정도 위기 상태인 곳이 많다.

서울 B대 교수는 “이런 고민 때문에 지난주 서울 지역 학생처장 협의회에서도 2학기 대면활동을 늘리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올해는 설상가상으로 입시제도까지 재수생에게 유리하게 바뀌어 재학생을 붙잡으려면 학교를 더 많이 나오게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단 대다수 대학은 대면수업을 지금보다는 늘리되, 당분간 코로나19 상황을 봐 가며 비대면 수업 또한 적절히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C대 교수는 “학생들도 막상 해보니 이론 위주 강의는 동영상으로 듣는 게 더 편하다는 반응”이라며 “쉬운 내용은 1.5배속으로 듣고 어려운 건 멈추고 검색해가며 들을 수 있는 게 좋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대학들은 2학기 대면수업 확대에 맞춰 학생들의 이른바 ‘심리방역’도 준비하고 있다. 서울 D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오랜만에 학교생활을 하다보면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며 “교수가 끊임없이 온라인 상담을 해주거나 학생회 차원에서 온·오프라인으로 공동체를 엮어주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에서 듣는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학생들을 다시 오프라인 세계의 시간표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도 과제다. 서울 E대 관계자는 “지난해는 계속 비대면을 하다보니 나중에는 대면을 하려고 해도 지방 학생들이 올라올 수 없다고 해 쉽지 않았다”며 “올해는 강의계획서를 보고 미리 준비하게 독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
이지윤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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